올림픽의 발상지인 올림피아.

그리스 문명의 산실인 펠로폰네소스 반도 서쪽 끝에 위치한 올림피아는 무려 3000년 이상의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참 오랜 세월입니다. 그럼에도 올림피아엔 깜짝 놀랄만큼 많은 유적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리스 내에선 분명 최대 규모의 유적일 것입니다. 

올림피아는 원래 기원전 10세기경부터 '신중의 신'인 제우스 숭배의 중심지였습니다. 사진은 그의 부인인 헤라를 모신 신전입니다. 기원전 7세기에 만들어진 신전으로 그리스에 남아 있는 신전 중 가장 오래되었습니다. 






지금 올림피아에서 가장 중요한 곳은 헤라신전일 것입니다.  신전 앞 광장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4년마다 한번씩 하늘하늘한 흰옷을 입은 천사들이 채화를 하기 때문입니다. 이 장면은 지금도 전세계의 TV에 중계되곤 합니다. 







그래도 올림피아의 중심은 단연 제우스 신전입니다. 올림픽 자체가 원래는 제우스신을 숭배하는 올림피아 사람들이 신에게 제물을 바치기 위해 벌였던 행사였습니다.







비록 지금은 수많은 돌덩이들이 아무렇게나 뒹굴고 있지만 제우스 신전의 원래 크기는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을 능가할 정도였다 하니 그 거대한 규모를 짐작할 만 합니다.







올림피아 초입의 김나지움입니다. 경기에 앞서 선수들이 연습하고 몸을 풀던 곳입니다. 지금은 기단부만 남아 있습니다.







처음에 올림픽은 달리기만 있었습니다. 192.3m를 빨리 달리는 것이었습니다. 주로 올림피아 주민들이 하루동안 행사를 벌였고, 그후 제우스 신에게 제사를 지낸 다음 음식과 술을 나눠 먹었습니다.

그러다 기원전 176년부터 종목수와 참가자가 대폭 늘기 시작했습니다. 멀리뛰기 창던지기 원반던지기 레슬링 승마 복싱 전차달리기 경기가 열리기 시작했고 경기 기간도 5일이나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그리스의 폴리스 대부분이 올림픽에 참가했기 때문에 올림피아엔 선수들의 숙박시설도 대폭 건설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벽체만 남아 있을 뿐입니다. 












역시 많은 기둥만이 남아 있는 팔레스트라입니다. 팔레스트라는 레슬링, 복싱등이 열린 투기 경기장입니다.







경기종목은 물론 참가국과 참가 선수가 대폭 늘면서 올림픽 경기는 지금처럼 4년마다 열리게 되었습니다.

그리스는 단일 국가가 아니라 여러 도시 국가의 연합체였기 때문에 폴리스간의 전쟁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올림픽이 열리는 해는 예외였습니다. 폴리스들은 불문율처럼 최소한 올림픽 대회 3개월 전후로는 일체의 전쟁을 중지했고, 점차 그 기간도 늘어났습니다. 올림픽이 초창기부터 일정 부분 평화에 기여했던 셈입니다. 






올림픽 메인 경기장 격인 스타디움으로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기원전 4세기 중반에 지어졌습니다. 다만 아치 부분은 로마의 그리스 지배 시대인 기원전 2세기에 만든 것입니다. 선수들은 각 폴리스들의 명예를 걸고 승리를 위해 이 통로로 경기장에 입장했습니다.







스타디움안의 육상 경기장입니다. 폭이 30여m고, 길이가 192.3m 입니다. 약간 언덕진 잔디밭은 모두 관중석으로 사용되었고, 약 2만5천명 이상을 수용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의 스타디움과 별반 다를 게 없는 모습입니다.







지금도 그 먼 옛날처럼 출발선에 돌이 깔려 있습니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마치 고대 올림픽 경기 선수처럼 한번쯤은 저 경기장을 달려보곤 합니다. 

하지만 그 옛날엔 경기 참가도, 경기 관람도 모두 남자들만이 할 수 있었습니다. 



 








올림피아 유적터에서 빠져 나와 올림피아 박물관으로 향했습니다.







올림피아 박물관은 아테네의 국립고고학박물관에 이어 그리스에선 두 번째로 중요한 박물관이란 생각입니다. 그만큼 콜렉션 규모나 수준이 굉장히 높았습니다.












유적지 복원도입니다.

올림피아는 전체가 수백년동안 모래속에 파묻혀 있었습니다. 이를 다시 발견한 것은 18세기에 영국과 프랑스의 연구자들에 의해서입니다. 이들은 모래 사이에 삐쭉 튀어나온 거대한 벽들을 발견하곤 올림피아임을 확신했으나 막대한 발굴 비용을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결국엔 19세기 후반부터 독일의 역사 연구자들에 의해 발굴이 되기 시작, 이곳에서 출토된 유물들은 모두 올림피아 박물관에 전시되게 되었습니다.






















청동으로 만든 다양한 유적들이 올림피아의 방대한 규모를 잘 말해줍니다.







의상으로 보아 로마인으로 보입니다.

올림픽은 로마의 그리스 지배 시대에도 계속되었습니다. 아니 더 확대되었다고 하는 게 정확할 것입니다. 로마 시대에는 스포츠외에도 음악과 시짓기 같은 대회도 함께 열렸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AD62년 경에 폭군으로 유명한 네로 황제가 올림픽에 참가했다는 것입니다. 이 때 올림픽에서 네로는 무려 7개 종목에서 상을 휩쓸었다고 합니다. '로마에 불을 지르고 시를 지었다'는 미치광이이니 아마 시짓기 부분에서 상을 받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감히 정당한 경쟁이나 할 수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올림피아 유적중엔 네로 황제가 당시에 묵었던 집터가 남아 있습니다. 







당시 그리스군이 쓰던 모자입니다. 베를린 올림픽에서 손기정 선수가 우승 기념품으로 받았던 투구가 생각납니다.

















제우스 신전의 서쪽 지붕의 조각들을 복원해 놓은 것입니다.







로마의 후원으로 400년대까지 계속 이어지던 올림픽이 언제 중단되었는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다만 380년 로마에 기독교가 국교가 되고, 426년 '이교도 신전 파괴령'이 내려지면서 올림피아 역시 상당한 피해를 받았을 것입니다. 그러다 6세기 중반 대지진으로 올림피아는 완전히 폐허가 되고 말았습니다. 

올림픽이 다시 부활한 것은 1896년 제1회 아테네 근대 올림픽 때 부터입니다. 







그리스에선 견학 온 아이들 단체를 자주 만나게 됩니다. 올림피아에도 선조들의 자랑스런 역사를 익히기 위해 초등학교 아이들이 많이 와 있었습니다.







지금 올림피아는 인구 1천여명의 아담한 도시입니다. 규모가 작은 대신 조용해서 산책하기는 아주 좋습니다.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