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부다페스트의 상징인 사슬교를 건너 페스트 지구로 갑니다. 언덕이 많은 부다 지구와 달리 페스트 지구는 주로 평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페스트 지구는 중세 이래 상업과 예술의 중심지로 발전했습니다. 지금도 페스트 지구엔 육중한 국회의사당 건물과 거대한 성 이슈트반 대성당 등이 있고, 부다페스트 최고의 번화가인 비치거리도 이곳에 있습니다.






부다페스트 도심엔 도나우강이 흐릅니다. 영어로는 다뉴브강이라고도 합니다.
배로만 건너 다닐 수 있었던 부다와 페스트를 연결한 최초의 다리가 사슬교입니다. 19세기 중반의 일입니다. 이후 부다페스트는 하나로 합쳐지면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2차대전중엔 독일군에 의해 파괴되었으나 전후 다시 복구되어 지금의 모습을 갖추고 있습니다.






사슬교 건너 왼쪽으로 가면 국회의사당이 나옵니다. 부다페스트 1편에서 말한 것처럼 헝가리 건축가인 슈테인도르 임레가 1885년 착공하여 1902년 완성시켰습니다.
각 건축양식의 장점을 조화시킨 절충주의 건축의 걸작으로 길이가 268m, 폭 118m, 총면적 18,000㎡에 달할만큼 거대한 건물입니다.






부다페스트에서 가장 큰 성 이슈트반 대성당입니다. 영어식으로는 성 슈테판 대성당이라고도 합니다. 1851년 짓기 시작하여 완공까지는 50년이 걸렸습니다. 헝가리의 초대 국왕인 이슈트반을 기념하여 만들어졌습니다.






헝가리를 세운 마자르 족은 동방에서 온 유목민족으로 유럽인들의 눈엔 한낱 야만인이었습니다. 더구나 기독교를 믿지 않는 이교도 집단이라 유럽인들에게 헝가리는 더욱 위험한 종족으로 여겨졌습니다.
당시 유럽은 기독교를 중심세력으로 하는 중세에 접어들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무엇보다 헝가리를 기독교로 개종시키는 것이 당시 유럽을 지배하던 신성로마제국에겐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이 일을 맡은 베네딕트 회의 오랜 공들임끝에 마침내 978년 이 성당 이름의 주인공인 이슈트반1세가 가톨릭을 받아 들이게 됩니다. 이후 이슈트반은 가톨릭을 아예 국교로 선포하고, 이에 대한 보답으로 교황청과 신성로마제국 황제는 1000년에 이슈트반에게 '헝가리 왕'의 칭호를 주었습니다.

헝가리로선 유럽에 자리 잡은 이상 생존을 위해선 유럽의 다른 국가들로부터 인정을 받는게 필요했고, 교황청과 신성로마제국은 이교도를 가톡릭화 함으로써 세력확장은 물론 잠재적인 위협을 제거하게 되는 등, 서로의 이해가 맞아 떨어지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헝가리로선 불행하게도 이후 수난의 역사가 계속 됩니다.











부다페스트의 샹제리제라 불리는 안드라시 거리 끝의 영웅광장입니다. 헝가리 건국 1000주년을 기념하여 19세말에 조성되었는데 2002년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었습니다






중앙의 높은 탑이 건국 1000주년 기념비입니다. 35m 높이 위에는 가브리엘 천사가 있는데 이슈트반 1세에게 왕위를 내리도록 하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좌우에는 헝가리가 낳은 14명의 위인상이 있습니다. 초대 국왕인 이슈트반, 헝가리 르네상스 문화를 이끌었던 마차슈 왕 등입니다.






기념비 아래에는 헝가리인들의 선조이자 건국 당시 헝가리를 이끌었던 7명의 부족장들이 마치 수호신처럼 서 있습니다.

기독교를 받아들인 이후 헝가리는 주변의 폴란드, 불가리아, 독일등과 대등한 위치에 올랐지만 이후 기나 긴 고난의 세월속에 빠져 들게 됩니다.

헝가리는 자신들이 동방에서 온 것 처럼 서방 세계를 넘보는 또 다른 동방의 세력들에게 끊임없이 시달려야 했습니다. 헝가리는 지리적으로 동방에서 서방으로 건너가는 길목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서방으로선 방패막이었고, 동방으로선 반드시 넘어야할 고지였습니다. 이렇듯 동서양의 충돌지점에 있었던 터라 헝가리는 늘 양 진영의 전쟁터가 되었으니 그 고초는 말로 다할 수 없을 것입니다.

13세기엔 몽고에 유린당했고, 몽고가 약해지자 이번엔 이슬람 세력인 오스만투르크 제국에 점령당했습니다. 18세기초엔 오스만투르크의 지배에서 벗어나자마자 오스트리아의 합스부르크 왕가 소유가 되었습니다. 20세기 들어서야 겨우 독립했으나 곧 독일에 의해 전국토가 초토화되었고, 이후엔 소련의 위성국가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헝가리는 동유럽의 자유화 시기였던 1990년에야 겨우 투표를 통한 민주 국가를 만들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런 긴 고난의 역사 때문에 헝가리인들은 내재적으로 패배주의에 젖어 있다고도 말하지만 한편으론 그 끊임없는 침략을 결국은 이겨냈다는 점에서 대단한 민족임에 틀림없어 보입니다.

영웅광장은 부다페스트 시민들의 자유로운 휴식처이기도 합니다.







지하철 역 표시가 심플하면서도 멋져 보입니다.






영웅광장 주변엔 많은 미술관과 박물관들이 몰려 있습니다. 이곳들을 모두 찾아보는 것만으로도 며칠이 걸릴 겁니다.

위는 현대미술관입니다. 헝가리 작가 뿐만 아니라 세계의 현대 미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현대미술관 맞은 편엔 서양미술관이 있습니다. 영웅광장을 조성할 때 같이 만들어졌습니다.

현대미술관은 헝가리에서 가장 중요한 두개의 미술관중 하나입니다. 왕궁의 국립미술관엔 주로 헝가리 화가들의 작품들이, 현대미술관엔 라파엘로, 루벤스, 렘브란트 같은 세계적인 거장들의 진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제 거리 구경에 나섰습니다. 거리 구경은 부다페스트 최고의 번화가인 비치가 최고입니다. 
















비치거리는 차가 다닐 수 없는 보행자 전용도로 입니다. 이 거리엔 많은 기념품가게와 레스토랑, 거리 공연등이 있어서 늘 여행자들도 북적거립니다.
















거리에서 만난 경찰서 간판입니다. 대부분의 유럽의 도시가 그렇듯, 부다페스트 거리 역시 간판들은 모두 작게 정리되어 있어서 깨끗하게 보입니다.
하지만 여권분실 등의 일로 경찰서를 찾아갈 때는 관공서의 간판이 너무 작아 찾는 데 애를 먹게 하기도 합니다.^^







부다페스트의 야경도 정평나 있습니다.
암튼 유럽에선 밤에 마실 나오지 않으면 반쪽 짜리 여행입니다. 낮과는 너무나 다른 모습을 놓치게 되니까요~

밤에 본 국회의사당입니다. 낮에도 멋졌지만 밤의 국회의사당은 강건너의 왕궁과 어부의 요새, 사슬교와 어울려 정말 장엄해 보였습니다.







밤에 본 어부의 요새입니다. 가장 뾰족하게 솟은 것은 마차슈 교회의 첨탑입니다.

첨탑 바로 오른쪽으로 보이는 평평해보이는 건물은 부다페스트 시민들이 가장 싫어하는 흉물입니다. 뭐냐면 힐튼호텔입니다. 1997년 만들어진 부다페스트 최고급 호텔인데 고색창연한 주변 분위기에 비해 너무나 생뚱맞아 보입니다. 그래서 헝가리인들은 이 힐튼호텔을 '문화를 파괴하는 자본주의의 오만'이라고 비난합니다.  







도나우 강가를 걷다 '작은 왕자' 상을 만났습니다. 강 건너로는 웅장한 부다 왕궁이 보입니다.











사슬교에도 불이 환하게 밝혀졌습니다. 전체적인 야경 사진을 찍는데는 사슬교 위쪽의 마가리트 다리가 가장 좋습니다. 부다페스트의 야경을 즐기기 위해선 마가리트 다리에서 전체를 조망하고 강변을 따라 걷다가 다시 사슬교를 건너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