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2020. 2. 17. 06:51

 

1969년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한 이후로 50년이 지난 지금, 최근 미국 항공우주국(이하 NASA)에서 상당히 흥미로운 발표를 내놓았다. 이르면 내년부터 민간인을 대상으로 국제 우주 정거장(이하 ISS)을 관광용도로 개방한다는 것! 그렇게 되면 우리가 상상이나 영화 속에서만 보던 우주여행이 가능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NASA가 ISS를 민간에 개방하는 것은 이번이 최초인데 1년에 두 차례, 한 번에 최대 30일까지의 방문을 허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나 ‘천문학적인’ 비용이다. 현재 발표로는 왕복 우주선 티켓 만해도 5,800만 달러(약 680억 원)로 예상되며, 여기에 1박에 3만5000달러(약 4,100만 원)의 우주정거장 숙박료를 내야 한다.

 

 

 

만약 국제우주정거장에서 30일간 머무른다고 하면 약 700억 상당의 비용이 필요한 셈이다. 재밌는 점은 숙박비의 대부분은 공기와 물, 화장실 등 생존(?)을 위한 비용이고, 그 와중에 인터넷을 사용하려면 1기가 당 50달러의 추가 비용이 들게 된다.

 

엄청난 비용 못지않게 신체 조건도 까다롭다. 우주복 및 우주선 의자의 규격 상 키 150~190cm, 몸무게 50~90kg, 앉은키 99cm이하여야 하며 나사의 우주 비행사들과 마찬가지로 건강검진을 통과하고 고강도의 훈련을 받아야 한다. 즉, 오랫동안 우주에 머무르는 만큼 건강한 신체가 필수 조건이다.

 

NASA의 우주여행은 극소수의 사람만을 위한 여행이지만 비교적 저렴(?)하고 신체 조건의 진입장벽이 훨씬 낮은 우주여행도 있다. 민간 기업인 버진 갤럭틱(Virgin Galactic)이 내놓은 25만 달러(약 2억9000만 원)짜리 우주여행 상품이다.

 

 

 

이 여행에서 관광객들은 고도 약 100km까지 상승하고 약 90분간의 비행을 통해 무중력 상태도 경험하며,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볼 수 있다. ISS보다 훨씬 더 낮은 고도에서 운행이 되기 때문에 우리가 상상하는 광활한 우주까지는 볼 수 없더라도 둥글고 푸른 지구의 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 게다가 훈련도 단 3일이기 때문에 부담감도 적다.

 

버진 갤럭틱은 이 우주여행을 2020년 6월부터 시작할 예정이며 내년에만도 약 16번의 우주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놀랍게도 이 여행에 이미 3,000여명의 대기자가 있고 이 중 600명은 이미 비용까지 지불한 상태라고 한다. 명단에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저스틴 비버, 레이디 가가 등의 유명 연예인도 있다. 버진 갤럭틱 외에 블루오리진, 스페이스X 등 다른 민간 우주기업에서 내놓은 여행들도 곧 뒤를 이을 예정이라고 하니 정말 우주여행이 훌쩍 현실화 되고 있는 분위기이다.

 

물론 아직까지 우주여행이라는 인류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이들은 어마어마한 부자들뿐이고, 우리 건강에 치명적인 방사선이나 우주여행 자체에 대한 안전 문제 등 해결해야 할 난관들이 많다. 그리고 우주에 ‘여행’이라는 단어를 붙이기에는 너무 이를 수도 있다.

 

그러나 우주여행이 횟수를 거듭하고 기술이 발전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저렴하고 안전한 우주 모험을 떠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와 더불어 우주여행 가이드라는 직업도 생겨나지 않을까? 우주 가이드의 역할은 뭘까?라는 즐거운 상상도 한번 해본다. [방수윤]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