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2020. 1. 30. 06:25

 

 

상품 이름에서부터 아름다움을 뿜어내는 2019년의 새 상품, 요세미티&데스밸리 여행에 인솔을 배정받고 참 기뻤다. 여행지 자체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고, 그동안 동료 직원들에게 미국 국립공원 시리즈 여행의 좋은 점들을 익히 들어왔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리고 여행을 다녀온 후 결론부터 말하면, 자연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이번 미국 국립공원 시리즈 3탄은 여행에서의 ‘캘리포니아 드리밍’을 이루어주는 곳이라고 당당히 소개하고 싶다.

 

 

 

여행 시작부터 만나게 되는 세쿼이아/킹스캐년 국립공원의 쭉쭉 뻗은 거대한 세쿼이아 나무들은 이 웅장한 여행의 시작을 알리기에 그 압도하는 실제 크기로 보나, 세계에서 제일 큰 나무라는 타이틀로 보나 제격임에 틀림없었다. 오랜 세월 자리를 지켜온 거인 나무들이 뿜어내는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며 아침을 맞이하고, 숲길을 걷는다는 건 단지 상쾌한 기분 그 이상이었다.

 

화려한 시작에 이어 모습을 드러내는 건 그 유명한 요세미티 국립공원이다. 먼저 요세미티를 대표하는 반구 모양의 화강암 봉우리인 하프돔이나 깎아지른 듯한 거대한 바위 절벽인 엘 캐피탄을 볼 수 있는 전망대에만 가 보아도 누구나 요세미티의 아름다움을 인정할 것이다.

 

하지만 요세미티를 거기까지만 느낀다면 너무나 아쉽다. 3일간 요세미티의 품안에 머물며 직접 걷고 느껴보니 이 국립공원이 다른 관점으로 다가왔다. 전기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숙소에서 캠핑을 하며 자연의 포근함을 느끼는 가족 단위 여행자들, 이곳에 사는 다양한 동식물을 찾아가는 소소한 행복, 어디를 걷든 고개를 들면 우거진 나무사이로 액자처럼 걸려 있는 파란 하늘…. 어쩌면 사소하지만 사람에게 행복감을 주는 것들로 가득한 요세미티가 왜 그토록 미국사람들이 사랑하는 장소인지 느끼게 해준 요소들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우리 여행사에서 정한 이 여행의 테마 중 하나는 ‘아름다운 자연의 극단적 대비’다. 6일째 요세미티를 빠져나가는 티오가 패스에서부터 완전히 반전되는 차창 밖 풍경은 점점 황량해지는가 싶더니 고작 몇 시간 만에 다른 행성으로 우리를 데려다 놓은 것 같았다.

 

 

 

시에라네바다 산맥을 기준으로 서쪽의 세쿼이아, 요세미티 국립공원 기온이 낮에 10~15도였다가, 동쪽의 론파인, 데스밸리 지역으로 넘어가니 30도를 넘겼다는 것을 보면 양쪽의 풍경이 어떻게 달라졌을지 조금이나마 상상해볼 수 있을까? 갑자기 서부 영화의 한 장면 속으로 빠져 들어간 것 같은 반전은 자연의 극단적 대비를 정말 온몸으로 느끼게 했다.

 

데스밸리에 숙박하며 본 은하수 가득한 밤하늘, 해질녘 노을 밑으로 난생 처음 보는 독특한 모양의 초야 선인장이 끝없이 펼쳐진 조슈아트리 국립공원…. 서부 개척시대에 금광을 쫓는 캘리포니아 드리밍이 있었다면, 숨 막히는 다양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이곳이 현대의 여행자들에게는 또 다른 의미의 ‘캘리포니아 드리밍’이 아닐까 싶다. [박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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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