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2011. 4. 22. 06:00

테마세이투어에 입사하기 전, 몇 달 동안 동남아 배낭여행을 다닌 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 나는 장거리를 이동할 때, 지금은 한국시장까지 발을 넓힌 ‘AIR ASIA'라는 저가항공을 이용했었습니다.

작은 비행기가 조금은 불안해 보였지만, 거품을 뺀 저렴한 항공료는 배낭여행객인 나에게 매번 최고의 선택이 되어 주었습니다. 게다가 참으로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내식을 먹느냐 안먹느냐, 수화물을 부치냐 안부치냐에 따라서 조금이라도 항공료를 아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인간을 이동시켜주는 교통수단 중 가장 비싼, 그래서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는 없는 비행기, 그 빨간 비행기에 써져 있던 “NOW EVERYONE CAN FLY”라는 문구는 아직도 나의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 하루 종일 항공권 예약을 위해 단말기와 씨름하고 있는 지금은 국제선항공료가 낮아져 여행경비를 낮출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루에도 수십 번씩 하게 됩니다. 그런데, 최근들어 이런 나의 생각이 앞으로는 어쩜 가능해 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국토해양부 항공교통심의위원회가 지난달 24일, 탑승률 80%를 웃도는 황금노선인 인천-나리타 노선을 이스타항공에, 부산-나리타 노선은 에어부산에 각각 주 7회씩 배정했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처음 고안돼 1990년대 초 유럽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한 저가항공사들은 2005년부터 우리나라에도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 5개 항공사가 존재합니다. 이들 항공사들은 제주노선을 시작으로 시장점유율을 점점 확대하더니 이제는 일본, 중국, 동남아 등 국제선으로 넓혀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나둘 노선을 확대해가면 기존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같은 대형항공사와도 경쟁할 수 있고, 항공사간의 선의의 경쟁은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안겨줄 것입니다.

하지만, 유럽시장에서 30-40%를 점유하고 있는 이 저가항공사들은 아직도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낯선 것 같습니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있듯이, 저가라고 하면 저급을 먼저 떠올리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미지 개선은 저가항공사들의 과제인 것 같습니다. 합리적인 가격을 바탕으로 한 차별화된 서비스로, AIR ASIA의 모토처럼 모든 사람이 부담없이 비행기를 탈 수 있는 날이 좀 더 빨리 오기를 바래 봅니다.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