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시 오아 퉁야'. 우리가 흔히 아는 빅토리아 폭포는 원래 이런 멋진 이름이 있었습니다. '천둥치는 연기'라는 뜻입니다. 참 멋지고 시적인 이름 아닌가요?

직접 가본 빅토리아 폭포는 아무리 봐도 빅토리아 보단 '모시 오아 퉁야'가 잘 어울렸습니다. 멀리선 폭포가 전혀 보이지 않았지만 뭔가 천둥치듯 우르릉 거리는 소리가 땅을 흔들고 있었고, 그곳엔 하얀 연기가 끊임없이 하늘위로 피어 오르고 있었습니다. 



 



빅토리아 폭포 입구입니다. 민족적인 자각이 일어나면서 최근엔 짐바브웨도 빅토리아 폭포보단 모시 오아 퉁야라는 이름을 먼저 내세워고 있습니다.







암튼 빅토리아 폭포는 짐바브웨와 잠비아의 국경 경계에 있습니다. 바로 저 다리를 건너면 나라가 달라지게 됩니다.

세계 제1의 폭포인 이과수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양측면에서 모두 보아야 그 진면목을 알 수 있듯이 빅토리아 폭포 역시 짐바브웨와 잠비아를 오가며 양쪽을 모두 보아야 그 거대함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빅토리아 폭포 여행은 대개 잠비아보단 항공 스케줄이 훨씬 좋은 짐바브웨로 들어가 시작하게 됩니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우선 짐바브웨 측면의 빅토리아 폭포부터 보기로 했습니다.






조금 안으로 들어가니 리빙스턴의 동상이 서 있습니다. 그는 1855년 이 폭포를 처음 발견한 주인공이고, 영국 여왕의 이름을 따서 모시 오아 퉁야 대신 멋대가리도 없이 빅토리아 폭포라고 이름붙인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리빙스턴 동상을 지나니 바로 빅토리아 폭포입니다. 잠비아 측면보단 훨씬 덜 했지만 빅토리아 폭포를 보려면 물세례는 각오해야 합니다.












좁은 협곡 안으로 거대한 물줄기가 끊임없이 빨려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역류된 폭포수가 뿜어내는 물안개가 빅토리아 폭포를 더욱 신비하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온 몸에 소름이 쫙 끼칠 정도로 대단한 수량입니다. 엄청난 굉음과 함께 정말 박진감이 넘칩니다. 












그나마 짐바브웨 측 빅토리아 폭포는 탐방로와 약간 거리가 있어 폭포의 위용을 감상하기에 그만입니다.

반면 잠비아 측 빅토리아 폭포는 그야말로 폭포속에 직접 들어가 걷는 것 같이 실감 넘치지만 대신 엄청난 물안개 때문에 눈을 제대로 뜨기 어려워 폭포의 전체적인 모습을 보긴 어렵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역류로 생긴 물안개에  비친 무지개는 언제든지 볼 수 있습니다.







빅토리아 폭포의 길이는 우기와 건기에 따라 조금 차이가 나는데 1.5-1.7km 정도되고, 낙차는 110-150m나 되는 엄청난 폭포입니다. 이 거대한 물줄기가 폭 50-75m 밖에 되지 않는 좁은 협곡으로 떨어지는데 장관이 아닐 수 없습니다.

















로마의 바티칸 성당을 보고 나면 유럽의 수많은 성당들이 초라하게 보입니다. 그렇다면 세계 최대의 폭포인 이과수를 보고 나면 세계 3대 폭포들인 빅토리아나 나이아가라가 우습게 보일까요?

양쪽을 다 본 입장에서 말한다면 최소한 빅토리아 폭포는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이과수에 비해 빅토리아 폭포는 규모가 훨씬 작습니다. 하지만 맛이 완전히 다릅니다. 이과수가 약간 공원 같다면 빅토리아는 훨씬 더 원시적이고, 원초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폭포로서의 살아 꿈틀거리는 것 같은 생동감은 빅토리아에 표를 더 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과수와 빅토리아에 비해 나이아가라는 조금 장난처럼 보입니다. 







폭포의 수량이 많은 우기때 빅토리아를 보려면 몸이 흠뻑 젖는 것은 그냥 당연하다 생각해야 합니다. 어찌나 물살이 대단한지 그냥 비처럼 쏟아집니다.

















이 물살을 가만 보고 있노라면 금방이라도 저 속으로 빨려 들어갈 듯 공포스럽기까지 합니다.







리빙스턴이 이 폭포와 처음 맞닥뜨렸을 때 어떤 표정을 지었을까요?

이제 잠비아측 폭포는 다음날을 기약하기로 하고, 멋진 일몰을 보기 위해 잠베지 강 유람에 나섭니다.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