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를 가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떻게 보느냐 입니다. 그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시간을 달리 하는 방법도 있고, 보는 방향을 여러가지로 시도해 볼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근본적으론 시각 자체를 달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빅토리아 폭포에서 물벼락을 맞다보니 이걸 하늘에서 내려다 보면 또 어떻게 달라 보일까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택한 것이 헬기를 타고 위로 올라가 보는 것입니다. 보는 높이를 달리해 본 것입니다.







잠비아 편의 빅토리아 폭포를 나와 우리들은 곧바로 인근의 헬기장으로 향했습니다.







헬기가 조금 떠오르니 완전히 다른 풍경입니다. 전날 배를 탔을 때 환상적인 일몰을 선물해주었던 잠베지강이 도도히 흐르고 있었고, 그 옆으론 밀림이 드넓게 펼쳐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잠베지 강이 아래로 갑자기 푹 꺼져 사라진 지점에선 천둥치는 안개가 끊임없이 피어오르고 있었습니다.







잠베지의 도도한 강물은 눈 찢어지듯 옆으로 쫙 째진 협곡 사이로 마구 쏟아져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어찌보면 이 협곡은 거대한 가마솥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물을 받아들이자마자 마구 끓여내서 수중기를 내뿜고 있는 듯한...







정말 믿어지지 않는 풍경이... 그곳에 있었습니다.







좁은 협곡 사이로 쏟아진 빅토리아 폭포수는 커다란 S자형 계곡을 거치면서 노기(怒氣)가 다스려진 듯 다시 순한 강물로 돌아갔습니다. 



 








이런 대자연을 마주 대하고 보니 오히려 정신이 멍해져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습니다. 경외심은 감탄이 아니라 침묵이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르헨티나쪽 이과수 폭포인 '악마의 숨통'을 보았을 때와 똑같은 전율이 온 몸에 소름을 돋게 했습니다.

















밀림을 헤매다 갑자기 빅토리아 폭포와 마주친 리빙스턴 일행의 표정이 문득 다시 궁금해지기도 했지만 그들도 별 수 없었을 것입니다. 나처럼 그냥 멍했겠지요...







빅토리아 폭포도 잠베지 강을 관장하고 계시는 '냐미야미'신의 작품일까요? 암튼 상류쪽은 유유자적 흐르는 강물이 평화롭기 그지없습니다.







잠베지 강가의 늪지대엔 코끼리들이 한가로이 물놀이를 즐기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헬기는 빅토리아 폭포 상공을 서너바퀴 선회한 다음 착륙장으로 기수를 돌렸습니다. 이제 빅토리아 폭포 여행을 마치게 됨을 아쉬워하며 다시 돌아보니 여전히 천둥치는 안개가 피어오르고 있었습니다.

이 모습을 가슴에 담아두고 우리는 남아공화국으로 향했습니다.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