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일찍 눈을 떠 보니 마침 아프리카의 초원 너머로 해가 떠오르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국경 넘어 잠비아로 들어가서 빅토리아 폭포를 보는 날입니다. 짐바브웨측에서 보는 것보다 잠비아에서 보는 빅토리아 폭포가 훨씬 더 박진감 넘친다는 얘기는 이미 들어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 기대감으로 일찍 잠에서 깨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프리카는 일출이든 일몰이든 색이 정말 강렬합니다. 분명 오염하나 없이 공기가 아주 깨끗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늘을 온통 붉게 물들인 이 일출을 보면서 또 다시 흥분감이 가슴 밑바닥에서부터 위로 솟아 오름이 느껴집니다.







해가 좀 더 떠오르자 바로 앞에서 모시 오아 퉁야, 즉 천둥치는 연기가 계속 피어오르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빅토리아 폭포에서 뿜어 나오는 연기를 보니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일찌감치 아침 식사를 마치고 다시 여행준비에 나섰습니다.







저 빅토리아 철교를 지나면 바로 잠비아입니다. 그런데 잠시 다녀오는 것도 비자비가 50달러나 합니다. '너무 비싸다'라고 생각되었지만 나중에 빅토리아 폭포를 보고 나와선 다 잊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잠비아에서 빅토리아 폭포를 보기 위해선 중무장을 해야 합니다. 그나마 우비라도 입지 않으면 그야말로 물에 젖은 생쥐꼴을 면할 수 없습니다.







빅토리아 폭포에 다가가자마자 통쾌한 물줄기가 사정없이 바닥에 내려 꽂히고 있었습니다. 이 굉음에 바로 옆에서 누가 얘기해도 잘 들리지 않았습니다.







거대한 물줄기가 뿜어내는 물안개 때문에 뿌였습니다.







어찌나 많은 물안개를 뿜어내던지 이곳저곳 무지개가 만발했습니다.







그나마 이 포인트가 폭포에서 비교적 거리가 있는 유일한 장소였습니다. 그래서 모두 꼭꼭 숨겨 두었던 카메라를 꺼내 기념 사진을 찍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일 뿐입니다. 그야말로 물폭탄이고, 물벼락입니다. 잠비아에선 빅토리아 폭포를 눈에 담는다는 시도 자체가 무모한 짓이었습니다.







내내 고개 숙이고, 눈은 반쯤 감고 다니다가 언뜻 고개를 들어보면 예의 무지개가 탄성을 지르게 했습니다.







다리 하나를 건널때마다 물세례에 속수무책으로 당해야 합니다.







우비에 우산까지 동원하지만 사실 별 도움은 되지 않습니다.

짐바브웨에선 탐방로와 폭포가 일정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빅토리아 폭포를 감상하기 좋았지만 잠비아 측에선 그냥 폭포속으로 뛰어 들어 물속을 걷는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비록 몸은 흠뻑 젖을 수밖에 없었지만 잠비아에선 그 덕에 빅토리아 폭포를 온 몸으로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이 정도면 비자비 50달러가 그 가치를 하고도 남음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마디로 짐바브웨의 빅토리아 폭포가 구경하는 곳이라면 잠비아의 빅토리아 폭포는 느끼고, 실감하는 하는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진을 닥닥 모아도 이것밖에 없습니다. 찍을래야 찍을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 사진을 찍다가는 카메라가 완전히 망가질 것 같아서 이 사진을 끝으로 가방에 집어 넣어야 했습니다.

나는 좀 더 홀가분한 마음으로 빅토리아 폭포의 시원한 물줄기에 내 몸을 다 맡겨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는 눈이 아닌 마음으로 폭포를 보고, 느끼고, 만지기 시작했습니다.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