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 리포트2011. 2. 5. 06:00







여행 중 가장 신나는 일 중 하나가 생각지도 못한 축제나 결혼식 행렬을 만나는 것입니다. 그 나라의 실생활문화를 고스란히 느껴볼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행운을 만나면 가능한한 적극적으로 동참해봐야 합니다. 나중에 여행을 돌이켜보면 멋진 유적이나 풍경보다 이런 일들이 훨씬 더 오랫동안 추억에 남습니다. 

이번 미얀마 여행에선 아주 독특했던 장례의식을 보게 되었습니다.

바간 포파산에서 내려와 이동 중에 버스가 도로를 막은 한 행렬에 막혀 정차하게 됐습니다. 무슨 일인가 궁금하여 우리 일행은 버스에서 내려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멀리서 보기에는 사람들이 모여 줄다리기를 하며 웃고 떠들고 있어서 지역 축제 같아 보였습니다.










그런데 가까이 가보니 가운데 있는 것은 관이 안치된 상여였습니다. 상여 앞뒤로 긴 밧줄이 연결되어 있었는데 뒤에서는 사람들이 죽은이를 보고 가지 말라는 듯 그 줄을 잡아당기고 있었습니다. 한참을 뒤로 잡아당기다가 줄을 놓으면 이번엔 상여 앞쪽의 사람들이 어서 가자는 듯 앞쪽으로 줄을 당겼습니다.

이렇게 상여는 한참이나 앞뒤로 왔다 갔다 했습니다. 망자를 보내기 싫은 아쉬움과 보내야 한다는 현실을 표현하고 있는 것임에 틀림없었습니다.










이 장례의식에 참여하고 있는 미얀마인들의 얼굴엔 대부분 미소가 가득했습니다. 흔히 장례식하면 눈물 콧물이 되어 상여 뒤를 따르는 것이 보통인데 이들의 얼굴엔 그런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슬픔조차 기쁨으로 바꾸고 있는 듯 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와 비슷한 장례풍속이 있긴 있습니다. 바로 전라남도 진도군에서 전승되는 진도 다시래기 입니다. 출상 전날 밤에 밤을 지새우면서 노는 익살스러운 상여놀이인데 슬픈 장례 의식에서 춤, 음악, 놀이로 죽은 사람을 보내는 것입니다.

하지만 정작 상여 나가는 날엔 다시 엄숙해진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미얀마 방식과는 다릅니다. 










미얀마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중 하나입니다. 그럼에도 늘 사람들의 얼굴엔 미소가 떠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장례식조차 웃음으로 치러내는 그들을 보면서 정말 미얀마인들은 세계에서 가장 잘 웃는 사람들이란 말이 정말 맞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