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그렇게 좋아?

‘인도가 그렇게 좋아?’

배낭여행 중에 만난 사람들은 대부분 인도에 꼭 가보라고 추천했습니다. 호주에서 만난 친구는 인도여행을 통해 여행의 진정한 맛을 알게 되었다고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습니다.

멀리 갈 것도 없습니다. 우리 여행사내에서도 대부분이 인도 매니아들입니다. 아예 인도에서 짜이와 락씨(일종의 요구르트)를 먹으며 살고 싶다고 하는 선배도 있습니다. 뭐가 그리 좋으냐고 물어보면 모두 그냥 가보라는 말뿐입니다. 직접 겪지 않고선 알 수 없다는 뜻일 것입니다. 그래서 인도는 나에겐 꼭 가보고 싶은 여행지 1위가 되었습니다.

드디어 나는 지난달 2주간의 휴가를 받아 인도 배낭여행을 떠났습니다. 이렇게 설렌 여행도 없었습니다. 난 부자와 거지, 소와 개가 상존하는 델리에서 그 복잡함에 섞여보고, 성스러운 바라나시에선 깊은 생각에 잠겨보고, 스리나가르에선 천상의 휴식을 만끽하고 싶었습니다. 정말 그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내 엄청났던 기대와 달리 인도는 나를 처음부터 너무 지치게 했습니다. 어딜 가나 매캐한 냄새와 먼지 때문에 한시간 돌아다니면 화장실에서 코 청소를 해야 제대로 숨을 쉴 수 있었고 소똥과 쓰레기 때문에 땅바닥을 열심히 쳐다보고 다녀야했습니다.

20대 인도 젊은 청년들은 친절을 베풀겠다고 다가오지만 끝은 결국 그들이 소개비를 받을 수 있는 쇼핑센터나 여행안내소로 안내하는 것이었습니다. 믿었던 뚝뚝이 운전기사 아저씨마저도 원하는 목적지가 아닌 쇼핑센터로 데려다주기 일쑤였습니다.

호텔에서는 예약을 하고 갔어도 먼저 들어온 사람이 임자였습니다. 이런 일을 매일같이 겪게 되자 이젠 정직한 놈, 거짓말하는 놈을 구분하지 못하고 인도인은 모두 나빠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파라다이스가 펼쳐질 것 같은 스리나가르에서는 물 위에 떠있는 호텔(하우스 보트)에 머물면서 주인장과 친해졌지만 막상 투어를 신청하면 터무니없는 바가지를 씌우려 들었습니다.

열흘간의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서 “여행 어땠느냐”고 물어오면 “힘들었다”로 시작해 나도 모르게 인도에 대한 욕도 튀어 나왔습니다. 물론 다시는 인도에 가지 않겠다는 다짐도 했습니다.

그리고 한달이 지났습니다. 여전히 썩 좋은 기억은 없습니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서 한번 더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움트는 것은 무엇일까요?

아직도 왜 많은 사람들이 인도를 사랑하는지 이해할 순 없습니다. 내 여행의 깊이가 아직 없기 때문일까요? 하지만 찍어 온 사진을 보면 “으∼ 싫어”라는 기분과 함께 묘한 웃음이 납니다. 

만약 올 겨울에 인도로 출장가면 인도는 나한테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까요? 지금부터 참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