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 리포트2011. 9. 14. 06:00




여행중 생각지도 못한 축제와 만난다는 것은 횡재나 다름없습니다. 7월 하순, 독일의 로만티크 가도 여행중 '목조건축의 보고'라 불리는 딩켈스뷜에 들어서니 초입부터 분위기가 범상치 않았습니다.

유럽의 도심 거리에 많은 깃발이 내 걸려 있다는 건 이례적인 일입니다. 이건 대개 카니발이 준비중이란 뜻입니다. 







알고보니 독일에서 유명한 어린이 축제인 '킨더체헤'가 열리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축제가 있다는 것을 안다 해도 늘 시간에 쫓기는 여행자 입장에선 제대로 즐기는 게 쉽지 않습니다. 유럽의 축제는 대부분 도심 행렬이 하이라이트입니다. 그런데 축제는 보통 일주일 정도 열립니다. 그러니 하이라이트인 도심 행렬을 본다는 것은 시간까지 딱딱 맞아야 하니 정말 운이 좋아야 합니다.







그런데 딩켈스뷜에서 정말 운수대통했습니다.







바로 그날이 장날이었던 것입니다.












많은 여행자들이 거리에 앉아 곧 펼쳐질 축제 퍼레이드를 기대에 잔뜩 차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드디어 행렬이 시작되었습니다.







전통의상을 입은 취주악단이 축제 행렬을 이끌고 있습니다.












킨더체헤 축제는 매년 7월 셋째주에 딩켈스뷜에서 일주일간 열립니다.












킨더체헤 축제의 기원은 17세기의 30년 전쟁 당시로 거슬러 갑니다. 30년 전쟁은 역사상 최악의 전쟁중 하나였으며, 기독교의 신구교가 교리를 다툰 최대의 종교전쟁이었습니다.







30년 전쟁의 시작은 독일이었지만 이 전쟁은 곧 국제 전쟁으로 확대되었습니다. 스페인과 프랑스의 서유럽에서부터 스웨덴, 덴마크의 북유럽까지 각국의 제후들은 모두 자신들이 믿는 교리의 승리를 위해 피비린나는 전쟁을 30년간이나 벌였습니다. 사실상의 1차 세계대전인 셈입니다. 












딩켈스뷜 역시 이 전쟁의 참화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딩켈스뷜은 구교편이었습니다. 그런데 신교를 신봉하던 스웨덴군이 이 도시를 에워쌌습니다. 결국 항복을 받아낸 스웨덴군은 딩켈스뷜에 불을 질러 도시 전체를 아예 없앨 계획이었습니다.












이때 이 도시를 구원한 것은 딩켈스뷜의 어린이들과 로레라고 불린 젊은 여성이었습니다. 이들은 스웨덴 군을 찾아와 온 몸으로 도시를 파괴하지 말 것을 애원했습니다. 이에 감동받은 스웨덴군은 그냥 딩켈스뷜을 내버려둔채 철수했습니다. 







킨더체헤 축제는 그 때의 딩켈스뷜을 구한 용감한 어린이들을 기려 만든 것입니다.







그래서 이 축제의 주인공은 어린이들입니다. 이 축제 기간동안 딩켈스뷜의 어린이들은 민속의상을 차려입고 퍼레이드를 벌이는 데 무척 귀여웠습니다. 

딩켈스뷜의 인구는 전부 합해봐야 약 1만명 정도입니다. 킨더체헤 축제의 규모를 봤을 때 아마도 어른은 물론 어린이들까지 딩켈스뷜의 모든 시민들이 참가해 축제를 꾸며야 할 것입니다. 

이 축제를 통해 딩켈스뷜 시민들은 자신들의 전통을 간직함은 물론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역사에 자부심을 갖게 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