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중부 작은 도시인 칼람바카에 진입하자 거대한 바위군들이 감탄사를 자아냈습니다. 그리고 꼬불꼬불한 길을 따라 오르니 위로 쭉쭉 뻗은 바위 꼭대기에 위태롭게 세워진 자그마한 수도원들이 보였습니다. 메테오라에 도착한 것입니이다.
조물주가 만들어낸 이 기기묘묘한 바위산 위에 수도사들은 세상과 등지고 신에 대한 숭고한 신앙심으로 수도원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건축 자재들을 그 꼭대기까지 어떻게 운반하여 지었는지 참으로 놀랍고 또 놀라울 뿐입니다.
수도원이 완공되고 그 안에서의 삶 또한 오로지 도르래 하나에 의지했다고 하니 그 불편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 가운데 한평생을 기도와 청빈 그리고 겸손으로 신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했을 수도사들을 생각해보니 믿음이란 무엇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메테오라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대의 바위에 걸터앉아서는 저절로 상념에 젖어 들었다.
‘바위 꼭대기에서 살았던 수도사들의 심정은 어떠했을까’에서 시작해서 ‘나는 무엇 때문에 살아가는 것일까’, ‘나도 저들처럼 살 수 있을까’, ‘믿음의 힘은 참으로 크구나’라는 등의 온갖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메테오라 뿐만 아니라 지난 여행지들을 살펴보면 믿음으로 만들어진 여행지들이 꽤 많았습니다.
티벳에서는 교만을 떨쳐버리고 어리석음을 참회하는 예법으로 머리를 땅에 대고 온몸을 던져 절하는 오체투지를 행하고 있었습니다.
북프랑스의 몽생미셀 또한 8세기경 오베르 주교가 미카엘 천사의 계시를 받고 건축이 시작된 곳인데, 증개축이 반복되어 지금의 몽생미셀이 만들어졌고 프랑스를 대표하는 명소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믿음의 대상이 조물주든 사람이든 자연이든, 믿음으로 행하는 모든 것들은 인간이 상상하기 어려운 엄청난 것들을 만들어내는 것 같습니다. 믿음으로 산을 들어 옮기는 날도 정말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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