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 리포트2012. 2. 28. 06:00



중남미 투어 중 예기치 않은 일이 발생했습니다. 우리가 방문해야 할 칠레의 토레스 델 파이네에 초대형 산불이 난 것입니다.

인솔자로 나간 나도 안달이 났지만 한국의 테마세이투어 동료들도 비상 상황이 됐습니다. 황급히 그 대안을 마련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파타고니아의 2대 명산 중 하나인 피츠로이 산 트레킹과 웁살라 빙하 그리고 농장 투어가 그 대안으로 확정됐습니다.

지구상의 비경중 비경으로 꼽히는 토레스 델 파이네를 못 본 것은 분명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웁살라 빙하 전망대에 오른 것은 큰 행운이었습니다.
 



웁살라 빙하를 보기 위해선 배를 타야 했습니다. 바다 위를 떠다니는 멋진 유빙들이 우선 우리를 맞아 주었습니다. 그리고 서쪽으로 계속 들어가니 거대한 웁살라 빙하가 병풍처럼 쭉 늘어서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건 맛보기 정도였습니다.

웁살라 빙하 전망대에 가기 위해 뱃머리를 돌려 한 농장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트럭 형태의 짚차로 갈아타고 산을 넘었습니다. 이동 중에는 비명 섞인 웃음이 계속 됐습니다. 경사 급한 언덕을 넘을 때마다 짚차 뒤에 탄 사람들은 의자에서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애를 써야했기 때문입니다.

짚차에서 내려 전망대로 걸어 오르는 길은 칼바람이 매섭게 불어 닥쳤습니다. 그리고 한발 한발 떼며 힘겹게 오른 전망대에서 바라본 웁살라 빙하. 그 위용은 우리 모두를 숨죽이게 했습니다. 그곳엔 거친 대자연과 함께 수십만 년 동안 쌓인 묵직한 세월의 무게가 있었습니다.




다음날 본 페리토 모레노 빙하는 역시 세계적인 명성답게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다만 웁살라와 페리토 모레노는 느낌이 조금 달랐습니다.

페리토 모레노가 사람의 보호를 받는 동물원의 사자 같았다면 전망대에서 바라본 웁살라 빙하는 마치 야생의 사자를 마주한 느낌이었습니다. 토레스 델 파이네를 포기하는 대신 파타고니아의 원시 대자연과 빙하의 거친 맛을 제대로 느껴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