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 리포트2017. 6. 1. 06:30

 

 

테추(Tshechu). 8세기경 부탄에 불교를 전파한 파드마삼바바(Padmasambhava)의 탄생을 축하하는 종교 의식이자 부탄의 전통 축제이다. 부탄인들에게 매우 중요한 연례행사이자, 관광객에게는 부탄 여행에서 절대 놓치지 말아야하는 대표적 볼거리 중 하나이기도 하다.

 

방콕에서 1박을 하고 인도 콜카타를 경유해서 도착한 부탄. 전통 건축양식의 공항과 전통의상을 입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가이드를 보니 부탄에 왔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부탄의 수도 팀푸를 지나 히말라야 전망을 바라볼 수 있는 도출라 고개를 넘어 정겨운 옛 수도 푸나카까지.

 

무언가 대단한 볼거리는 없지만 부탄이기에 느낄 수 있는 소박한 전경과 순박한 현지인들을 만나는 잔잔한 여행이 계속됐다.

 


 




드디어 부탄 여행의 마지막 날
, 이 여행을 준비한 나로서는 부탄의 대표 사원인 탁상곰파보다 더 하이라이트라 생각한 파로 테추의 첫날이 밝았다. 이 날만큼은 부탄인들도 한껏 멋을 뽐낸다는 이야기를 듣고, 우리도 특별히 현지 여행사에 부탁해 화려한 부탄의 전통의상을 입고 축제를 즐기기로 했다.

 

아침 일찍 서두른다고 서둘렀는데도 파로 종에는 이미 많은 사람이 자리를 잡고 테추가 시작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축제 전 광대들이 나와 분위기를 한껏 띄우고 곧이어 전통 음악소리와 함께 출연진들과 종교계와 왕실 인사들의 소개로 파로 테추가 시작되었다.

 

테추의 꽃은 뭐니 뭐니 해도 화려한 전통 의상을 갖춰 입고 추는 가면 춤이다. 악을 물리치는 파드마삼바바의 이야기를 형상화한 가면 춤과 그 의상은 오랜 세월동안 변하지 않고 이어져왔다. 각각의 춤은 위대한 성인의 모습을 똑같이 재현한다. 때문에 변화를 준다는 것은 아무리 작다 하더라도 이는 곧 신성 모독으로 여겨진다.

 

관광객인 우리에게는 모든 부분들이 화려한 볼거리였지만, 라마교(티베트 불교)를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부탄인들에게는 속죄와 축복을 위한 시간이기도 하다. 실제, 사진을 찍으며 광대의 장난에 즐거워하는 관광객들과 달리 현지인들의 반응은 무척 경건하다. 이는 테추가 부탄인들에게는 즐기는 축제가 아니라 종교적인 의미가 더 강한 행사임을 보여준다.

 

지상의 마지막 샹그릴라’, ‘은둔의 왕국’, ‘행복의 나라등으로 표현되는 히말라야의 작은 나라 부탄. 나 역시 동일한 호기심으로 부탄을 바라봤다. 하지만 실제 찾아가보니 부탄이라고 무언가 더 특별한 것은 아니었다. 나보다 더 행복해 보이는 것도 아니고 샹그릴라라고 불릴 만큼 이상향을 느끼게 하지도 않았다.

 

내가 생각하기에 부탄의 특별함은 테추에서 보듯, 예로부터 내려져 오는 전통의 가치를 알고, 기꺼이 그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순박한 사람들과 풍광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이영미]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