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세이투어 생각2010. 10. 21. 09:01


테마세이투어가 한 단계 더 발전하려면 모든 여행프로그램의 시스템화가 급선무라는 충고를 여러 차례 듣습니다. 여행에 관련된 모든 작업이 시스템화 되어야 많은 팀을 소화할 수 있고 보다 큰 여행사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당한 말씀입니다.
많은 팀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각본대로 차질 없이 움직여져야 하고 모든 여행팀에 똑 같은 질량의 내용이 적용되어야 하며, 정해진 수순에 의해 일이 진행되어야만 합니다. 기계화되지 않은 가내 수공업으로는 절대 대량생산을 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하지만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바보 같은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많은 팀을 송출하는 큰 여행사로 성장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여행은 생물(生物)입니다.
정해진 분량의 재료를 넣으면 기계적으로 생산물이 나오는 공산품이 아닙니다. 여행지에 따라, 계절에 따라, 여행 구성원들의 취향에 따라, 인솔자의 성향에 따라, 그리고 순간순간의 감성에 따라 천변만변하는 것이 살아 움직이는 여행의 실체입니다. 우리네 삶이 정해진 수순에 의해 시스템으로 살아지는 것이 아닌 것처럼 여행 또한 그러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에게 여행은 하나의 창작활동과도 같은 개념입니다. 새로운 여행팀과 만나는 시점부터 이번 여행은 어떤 색깔로 만들어질지, 어떤 줄거리로 엮어질지 사뭇 설레기도 하고 때로는 묘한 흥분감에 투지가 샘솟기도 합니다. 같은 곳을 수없이 찾아가도 언제나 새로운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자신 있게 말하건대 테마세이투어에서 한 팀 한 팀에 쏟는 정성은 일반 패키지여행에 비할 바가 아닙니다. 모든 여행이 시스템화되어 정해진 항공편에 정해진 호텔, 정해진 식사에 정해진 일정, 그 숨 막히는 틀 안에 모든 여행자를 꿰맞추고 싶지 않기에 언제나 한 팀 한 팀 새로운 작품을 만든다는 각오입니다.
그렇기에 좋은 여행으로 작품이 만들어졌을 때의 희열은 말로 표현 할 수 없을 정도이며, 의도했던 바와 달리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을 때의 아픔 또한 큽니다. 


시스템화 되지 않기에 다소 거칠고 투박하더라도 매 팀마다 여행을 하나의 창작활동이라는 생각으로 접근할 때 맛깔스런 여행이 탄생한다고 믿고 싶습니다. 여행사가 대형화되고 수많은 팀이
만들어지게 된다면 이런 생각은 아예 불가능해질게 뻔하며, 우리의 경쟁력과 색깔 또한 잃게 될 것임이 틀림없습니다. 

관객과 호흡하는 라이브공연을 펼치고 싶지 녹음된 음반을 대량으로 팔고 싶지는 않습니다. 가내수공업일지언정 명장(名匠)이 되고 싶지 시스템화된 큰 공장의 주인이 되고 싶지는 않다는 뜻입니다.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