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2010. 11. 1. 07:00



여행사를 하다보니 자주 받는 질문중의 하나가 “아프리카와 중남미중 어느 여행이 더 힘든가”와 “어느쪽이 더 좋으냐”는 것입니다. 대개는 내심으론 ‘아프리카가 더 힘들 것’이라고 결론을 내려놓고 말입니다. 

몇해전 여행복이 터져 중남미를 21일간 다녀오고 귀국한 다음날 곧바로 아프리카를 18일간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정말 어느 쪽 여행이 더 힘든지 몸으로 직접 체험해 볼 기회였던 셈입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중남미가 좀 더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는 지리적 요인이 가장 크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중남미의 경우 멕시코에서부터 저 아래 아르헨티나의 파타고니아까지 그 드넓은 아메리카 대륙을 종횡무진 종단해야 합니다. 그 만큼 비행기를 타더라도 장거리 이동이 많다는 뜻입니다. 
사실 여행에서 비행기를 오래 타는 것만큼 피곤한 일도 없습니다.

반면 아프리카는 중부 지역에 내전중이거나 치안이 불안한 나라들이 많아 여행폭이 상대적으로 좁은 편입니다. 안심하고 여행할 수 있는 나라들이 케냐,탄자니아,남아공,짐바브웨,나미비아등인데, 이들 국가들은 서로 몰려 있기 때문에 아프리카 내에선 비행이동시간이 길어야 3시간 남짓입니다.

중남미의 멕시코, 페루, 볼리비아등 고지대 국가에선 고산병에 시달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프리카는 대개 초원이거나 사막이기 때문에 이럴 염려가 없다는 점도 여행을 좀 더 부담없게 해줍니다. 
또 한 중남미 여행지는 유적지가 꽤 있어 설명을 들어야 하는 스트레스가 있지만 아프리카는 대부분 대자연 감상이라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여행이 가능하다는 점도 피로도를 줄여주는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는 대개 ‘동물의 왕국’이나 원시부족의 생활상을 다룬 TV 다큐멘터리로 인해 말라리아가 들끓는 위험한 곳이고, 여행도 굉장히 고생스러울 것이란 선입견이 어느정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아프리카에서 주로 여행하는 케냐, 탄자니아, 남아공등은 실제로는 모기 한 마리 보기 어려울 정도로 꽤 깨끗한 편이고, 호텔이나 음식도 중남미보다 나으면 나았지 못할 것이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어느쪽이 더 좋으냐’라는 질문에 대해선 대답이 난감해집니다. 워낙 두 대륙의 여행지가 성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분명한 것은 두 대륙 모두 너무나 뛰어난 여행지라는 것입니다.
 

허나 단순히 체력적인 면만을 고려해 본다면 조금이라도 젊을 때 힘이 좀 더 드는 중남미를 먼저 마치고, 그 다음에 아프리카를 찾는게 순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