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2010. 12. 2. 07:00



TV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 오랜만에 디스커버리 채널을 보았습니다.


한 때 디스커버리 채널을 보면서 한가지 의문을 가진 적이 있습니다. 방송 중간의 광고를 보면 삼성, 마이크로소프트, 벤츠, 시티은행등 정말 세계 최고의 다국적기업들 뿐입니다. 다큐 프로그램이 시청률이 낮다는 것은 기본 상식입니다. 그런데 왜 저런 다국적기업들이 디스커버리 채널에 광고를 할까요? 

이런 의문은 외국 여행을 다니면서 풀렸습니다. 
 

하루동안의 여행을 마치고 호텔방으로 돌아와 샤워를 한 다음 더 이상 할일이 없으면 TV를 틀어 봅니다. 그런데 대개는 이러저리 채널을 돌려도 영 그 나라 방송은 볼 게 없습니다. 물론 각 나라마다 언어도 달라 이해할 수 없는 문제도 있습니다.

유럽이나 일본에선 그나마 볼만한게 좀 있습니다.
유럽에선 하루종일 축구 중계를 하니 정 볼게 없으면 히어링에 신경쓸 필요없는 축구보면 됩니다.
일본은 늦은밤일수록 야시시한 프로그램이 많아 그럭저럭 시간 때우기 괜찮습니다.

하지만 그 외 대부분 나라의 TV 방송은 보기가 좀 고역입니다.
러시아에선 딱딱한 어조의 드라마와 영화가 대부분이라 3분이상 보기 어렵습니다. 
인도에선 모든 영화가 심각하다가 갑자기 춤추고 노래하니 금방 질려버립니다. 심지어 인도 방송에선 하루 종일 지루하기 짝이 없는 크리켓만 중계하는 날도 비일비재합니다.
중동은 더 합니다. 하루종일 기도와 코란 암송만 방송하니 너무 신성해서 여행자들은 솔직히 재미가 없습니다.
아프리카는 최악입니다. 어떤 호텔에선 아예 그 나라 방송은 나오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세계 어느나라의 호텔방에서도 볼 수 있는 방송이 있으니 그게 디스커버리 채널입니다. 
러시아의 바이칼에서도, 시리아의 팔미라에서도, 나미비아의 사막에서도, 페루의 우루밤바에서도 BBC나 CNN은 안 나와도 디스커버리 채널은 나왔습니다.
현지 방송이 볼게 없으니 결국 여행자들의 선택을 받는 것이 디스커버리 채널입니다. 그러고보니 디스커버리 채널의 다큐프로그램들은 대개 대사보단 주로 영상미로 승부하는 것 같습니다. 아마 이와 같은 상황을 염두에 두고 제작하는게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암튼 호텔방에서 디스커버리 채널을 보는 전세계의 여행자만 따져도 시청자들은 엄청날 것입니다.
시청자들이 전세계적이라면 다국적기업이 가장 광고하고 싶어하는 매체가 되는 것은 당연할 것입니다.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