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라를 맨 처음 본 건 학창시절의 '인디애나존스'라는 영화에서 였습니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주인공이 성배를 찾아 들어간 알카즈네인데 그때만 해도 그건 영화세트라고 생각했습니다. 거대한 바위산을 통째로 조각해서 그토록 아름다운 성전을 만든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한참 뒤에야 난 그것이 실재(實在)인 것을 알았고, 요르단에 있는 페트라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 직후 페트라는 나의 '버킷리스트'에 들어갔습니다.

몇십년후에 실제로 페트라에 갔을 때 난 오히려 실물을 앞에 두고 "아냐, 이건 영화야!"라고 중얼거렸습니다. 그 규모와 우아함이 상상을 훨씬 뛰어 넘었기 때문입니다.

여행사를 하면서 수없이 많은 곳을 여행했습니다. 그리고 세계의 명소로 꼽히는 왠만한 곳은 거의 다 보았습니다. 정말 세상은 넓고, 갈 곳은 많았습니다. 가는 곳곳마다 명불허전이라 할만한 저 마다의 아름다움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단언하고자 합니다.

'페트라를 보지 않은 자, 여행을 논하지 말라'










 





 


페트라 시내 자체는 아담합니다. 모든 게 걸어서 해결될 정도의 크기입니다. 페트라 같은 세계적인 명소가 자리한 도시라곤 믿기지 않을 만큼 한가하기도 합니다. 페트라를 여행할만한 여행자는 여전히 세계적으로도 소수라는 것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바로 이 너머에 페트라가 숨어 있습니다. 저 안에 거대 도시가 숨겨져 있을거라곤 지형상 정말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그것도 바위를 통째로 조각해 만든 도시라는 건 그야말로 만화에서나 가능하지 현실에서야 어찌 상상할 수 있겠습니까?

AD 106년 로마에 멸망한 이후 1800년대초 스위스의 탐험가에 의해 발견될때까지 근 1,500년간이나 잊혀진 도시였다는게 당연해 보입니다.






페트라의 입구입니다.











매표소에서부터 페트라의 관문인 시크까지는 보통 말을 타고 이동합니다. 하지만 말타기가 불편하신 분들은 그냥 걸어서 가도 될 정도로 긴 거리는 아닙니다.









 


페트라로 들어가는 유일한 입구인 시크 초입. 양쪽으론 최고 높이 100m에 달하는 바위산 사이로 협로가 1.2㎞ 나 이어집니다.
정말 난공불락의 천연요새임을 입구에서부터 보여줍니다.









 





 


시크에서부터 페트라는 여행자들에게 위압감을 줄만큼 대단한 장관을 보여줍니다.






시크를 따라 물을 흘려 보낼 수 있도록 바위를 깊이 파 수로를 만들었습니다.









 


시크에는 연신 마차가 다니며 여행자를 실어 나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곳은 천천히 걸으며 양쪽 절벽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게 최고입니다. 한 여름에도 늘 시원해서 아주 기분 좋은 길입니다. 









 


드디어 시크가 끝날 즈음 갈라진 틈 사이로 바로 영화 인디애나존스에 나왔던 알 카즈네 사원이 조금씩 모습을 보입니다. 가슴이 두근두근 뛰는 순간입니다.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너무나 오랫동안 보고 싶었던 곳...




 


드디어 모습을 완전히 드러낸 알카즈네 입니다.

알카즈네는 이곳에 도시를 건설한 나바테안들이 AD 1세기에 만든 건축물로 처음엔 왕의 무덤으로, 후엔 신전으로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2층으로 된 이 건축물은 높이가 43m 이며, 1층의 중앙문 양쪽에는 이시스신을 상징하는 식물이, 2층에는 여인이 조각되어 있습니다. 1층의 왼쪽에서 세번째 기둥은 처음 발견된 당시엔 무너져 있어서 다시 복원한 것인데 기둥위쪽을 자세히 보면 조각이 떨어져 나간 것이 보입니다.

하지만 영화와 달리 알카즈네의 문안으로 들어가면 아무것도 없이 텅 비어 있습니다.









 





 


시크를 통과하자마자 맨처음 불쑥 나타난 알카즈네는 마주하고 서 있는 것만으로도 벅찬 감동이었습니다. 아름답다느니 웅장하다느니 생각할 새도 없이 그저 온몸에 소름부터 돋았습니다. 
하지만 이는 페트라의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