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라는 그리스어로 바위를 뜻합니다.
페트라는 구약성경에도 등장할 정도로 오랜 도시인데 '에돔의 셀라'라고 불렸습니다. 셀라 역시 히브리어로 바위라는 뜻이니 페트라는 그야말로 바위도시인 셈입니다.
아닌게 아니라 페트라는 유일한 입구인 시크에서부터 사원, 극장, 무덤까지 모든 것이 바위 투성이입니다. 그것도 다른 곳에선 찾아보기 힘든 현란한 빛깔의 온통 붉은 바위 도시입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거대 바위산에 도시를 건설한 주인공은 아랍계 유목민인 나바테안들인데 지금도 중동의 사막에 널리 퍼져 있는 베두인족의 한 부류로 생각됩니다. 이들은 기원전 7세기부터 기원전 2세기까지 이곳에 자신의 수도를 건설했습니다.

페트라는 당대 최고의 문명이었던 이집트에서 동방으로 가거나 동방에서 이집트로 들어올 때 반드시 거칠 수밖에 없는 교역로의 중간에 위치해 있습니다. 모세가 자신의 백성과 함께 이집트를 탈출해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찾아갔을 때도 페트라를 통과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런 지리적 이점을 이용해 페트라는 대상들의 중개무역지로 수백년간 영화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페트라도 로마의 강대함을 이겨낼 수 없었고, 6세기경 대지진이 나면서 완전히 폐허가 되고 말았습니다.



몇장의 사진이나 동영상으로는 도저히 그 아름다움을 실감할 수 없는 곳들이 있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상으론 남미의 이과수폭포와 나미비아의 붉은사막이 그렇습니다. 페트라도 그런 곳중 하나입니다. 사진이나 영상으론 시시각각 햇볕의 양에 따라 변하는 그 절묘한 색감을 모두 담아낼 길이 없기 때문입니다.
알카즈네에서 안쪽으로 들어갈 수록 보다 더 넓은 길과 광장이 나오고, 붉은사암을 통째로 깎아 만든 건축물들이 연이어 나타납니다.




로마식 원형극장입니다. 전세계에 남아 있는 수많은 로마 유적중 바위를 깎아 만든 극장으론 세계 유일합니다. 원래 나바테안들이 만든 것을 로마시대에 확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약 8,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알카즈네에서 오른쪽으로는 이처럼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유적지가 연이어지는데 모두 무덤입니다. 1985년 페트라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 전에는 베두인들이 이곳에서 살기도 했습니다.




원형극장에서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거대한 건축물이 나오는데 왕족의 무덤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내부는 알카즈네 처럼 텅 비어 있습니다. 한때 비잔틴 교회로 사용되기도 했다는데 지금은 작은 기념품점이 하나 들어 있습니다.



알카즈네와 함께 페트라의 2대 보물로 꼽히는 알데이르(대사원)입니다. 알카즈네가 여성적이라면 알데이르는 남성적인 건축물로 규모도 좀 더 큽니다.
이곳에 가려면 800여개의 계단을 올라야 합니다. 힘은 들지만 전망이 좋아서 충분히 오를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한창 복원사업중인 광장과 열주거리.
페트라의 전성기엔 전세계에서 몰려든 대상들로 북적거렸을 것입니다.
지금 페트라는 겨우 4분의1 만이 옛 모습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모든 유적이 복원되었을 경우 그 규모는 어머어마할 것입니다.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