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라쉬는 요르단의 수도 암만에서 북쪽으로 50km 거리에 있습니다. 당일치기로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거리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제라쉬가 가벼운 곳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기대 이상의 규모에 깜짝 놀라게 됩니다. 특히 로마 시대 특유의 장중한 열주들이 줄 지어 서 있는 모습은 지금도 로마 제국의 강건함을 웅변하고 있는 듯 합니다.




제라쉬는 기원전 332년 알렉산더 대왕에 의해 세워졌습니다. 하지만 알렉산더 제국이 무너진 후 곧바로 로마의 식민도시가 되었습니다.
제라쉬는 3세기경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했습니다. 이 때의 제라쉬는 로마 제국 전체중 가장 부유한 도시로 손꼽힐 정도로 번영했는데 두개의 원형극장과 대형 경마장이 당시의 부유함을 잘 말해줍니다. 하지만 제라쉬는 7세기에 페르시아의 침략으로 대부분의 유적이 파괴되었고, 8세기에는 대지진으로 완전히 폐허가 되고 말았습니다. 
19세기가 되어서야 재발견된 제라쉬는 이제 조금씩 복원되어 가면서 페트라와 함께 요르단에선 가장 중요한 역사 유적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제라쉬에는 제우스, 님프, 아르테미스등 수많은 신전이 있어 당시의 규모를 짐작케 합니다. 사진은 가장 멋진 기둥을 갖고 있는 아르테미스 신전.
아르테미스 신전 기둥 밑에는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틈이 벌어져 있는데 기둥을 밀면 조금씩 흔들리게 되어 있습니다. 아마도 지진에 대비한 내진설계가 당시부터 있었던 모양입니다.




원형이 잘 보존된 로마 극장. 관광객을 위한 공연이 펼쳐지기도 합니다. 


제라쉬는 오랜기간에 걸친 복원작업으로 조금씩 옛모습을 찾아가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곳이 폐허로 남아 있습니다. 넓이는 대략 20만평이 넘는데 그 옛날엔 수많은 석조 건물과 사람들로 이 도시가 가득했을 것입니다.


원형이 남아 있더라면 가장 화려한 건축물이었을 것으로 짐작되는 님스 신전.


원형극장에서 바라 본 열주 광장. 타원형으로 된 이오니아식 기둥들이 무척 아름다운 곳입니다.
로마의 도시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도로입니다. 동서를 관통하는 도로를 데쿠마누스, 남북을 잇는 도로를 카르도라고 하는데 그 교차점에는 저런 넓은 광장을 두어 교역과 각종 행사에 사용했습니다.
왼쪽 열주 사이에 길게 뻗은 도로엔 아직도 마차 자국이 깊이 패여 있습니다. 이웃이나 다름없는 팔미라에서부터 멀리로는 로마에 이르기까지 수없이 많은 말과 마차가 저 길로 왕래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도로 양옆으로 수많은 건축물들이 있었을 것입니다.
제라쉬는 로마의 속주 중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된 도시중 하나여서 로마 연구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