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상식2010. 11. 20. 07:00


최근 우리나라에도 노천카페가 제법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곳에는 나이 지긋한 어른들도 눈에 많이 띕니다. 아마도 유럽여행을 자주하면서 자연스럽게 노천문화를 받아들이게 된 것 같습니다. 

사실 노천카페에 앉아 티타임을 갖는 시간은 유럽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잠시 지친 몸을 쉬어가며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여유롭게 카페에 앉아서 정(靜)적인 시각으로 주변을 보면 유럽의 또 다른 색깔이 보입니다. 카페에 앉아야 비로소 사랑에 빠진 연인들의 모습도 보이고 책을 읽고 있는 노부인의 우아한 모습도, 지쳐 보이는 샐러리맨의 모습도 보이게 됩니다. 그런 면에서 카페는 유럽의 표정을 보는 곳입니다.
      

그런데 바로 이 카페에서 의외로 한국여행자들의 실수가 많습니다. 그 실수의 원인은 다분히 '문화적 차이' 때문입니다.
 

유럽 카페에는 각 테이블마다 담당 웨이터가 따로 있는데, 알고 보면 그 웨이터들이 그 테이블의 사장들이자 독립된 사업자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카페라도 테이블을 따로 분양하여 주인이 다른 것입니다.

이런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면 카페에서 기분이 상해 나오는 경우가 자주 발생합니다. 웨이터 겸 사장들은 자기 소유의 테이블손님이 아니면 절대 주문도 받지 않고 계산서를 달라고 해도 들은 척도 안합니다. 본인이 소유한 테이블이 아닌데 차를 주문 받거나 계산을 해주는 것은 남의 손님을 가로채는 행위와 진배없으니 못본 척 하는 것입니다. 결코 손님을 무시해서가 아닙니다. 
  

일단 카페에 앉으면 담당 웨이터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주변에 있는 아무 웨이터에게나 주문 받으라고 손짓하는 것은 실례입니다. 또한 돈 계산을 할 때도 직접 일어나서 카운터로 가는 것은 절대 금물입니다. 카운터가 별도로 없는 카페도 많습니다. 나에게 차를 날라준 웨이터를 불러 테이블에 앉아서 계산을 하는 것이 정석이며 품위도 있습니다. 잔돈을 팁으로 준다면 금상첨화입니다.

또 한 가지 민망한 실수는 테이블 무단점거(?)입니다. 아무 것도 주문하지 않고 테이블을 차지하고 앉아있는 것을 일컫는 것입니다. 
특히 유럽의 광장에서 오다가다 카페에 앉아있는 일행을 발견하면 자연스럽게 합석하기 일쑤이고, 때로는 쇼핑한 물건을 테이블 위에 펼쳐놓고 품평을 하기도 합니다. 

일행 중에 몇 명이 이미 무언가를 마셨으니까, 또는 금방 일어날 것이니까 주문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착각입니다. 우리들이야 정말 마시고 싶지 앉아서 주문하지 않는 것이고, 어차피 비어있는 테이블에 잠깐 머무는 것이 뭐 대수냐는 정서지만 유럽 카페 주인에게는 거의 영업방해에 해당될 만큼 불쾌한 행동입니다. 일단 좌석에 앉은 사람은 생수라도 한 병 주문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사족 같지만 한 가지 더 덧붙인다면, 테이블을 붙여 앉거나 의자가 더 필요할 경우에는 직접 움직이지 말고 웨이터에게 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