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세이투어 생각2010. 12. 23. 06:00



패키지 여행을 떠나는 우리나라 여행자들의 가장 큰 불만중 하나가
 과도한 쇼핑센터 방문입니다. 어떤 여행상품은 하루동안 4번이나 쇼핑장으로 손님들을 몰아넣기도 합니다. 오고가는 시간까지 합하면 한군데당 1시간은 잡아야 하니 무려 4시간을 여행자들은 억지 쇼핑에 잡혀 있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어떤 여행사는 쇼핑을 천연덕스럽게 '여행의 색다른 즐거움'이라고 표현하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거의 모든 여행사가 일정표에 '쇼핑관광'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쇼핑도 정말 관광일까요?

여행사 입장에선 쇼핑도 분명 여행의 일부라고 주장할 것입니다. 어차피 외국 나오면 쇼핑을 할테고, 쇼핑할 장소를 안내해주면 여행자도 편하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여행사에선 또 강매하는 것은 아니니 '사기 싫으면 안 사면 될 것 아니냐'고 강변하기도 합니다. 여행사가 아니라 여행자들의 책임이라는 얘기입니다.

여행사들의 후안무치한 이런 주장엔 왈가왈부할 가치도 못 느낍니다.

쇼핑이 관광이 되려면 단 하나의 전제 조건이 있을 뿐입니다. 그건 여행자가 사고 싶은 물건을, 사고 싶은데서, 사고 싶을 때 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유럽의 광장에서 자유시간을 가지며, 이곳저곳 샵을 기웃거리다가 사고 싶은 물건이 눈에 띄어서 쇼핑을 했을 때, 이게 바로 쇼핑이 관광이 되는 순간입니다. 한나라의 서민적인 문화가 깃들어 있는 재래시장에서 과일이나 군것질 거리의 맛이 궁금해서 그것을 샀을 때, 이게 바로 쇼핑이 관광이 되는 순간입니다.

우리 여행사들처럼 내가 사고 싶지도 않은 물건을 파는 가게에서 쇼핑 시간이 끝날때까지 볼모로 잡혀 있어야 하는 쇼핑은 결코 관광이 될 수 없습니다. 
우리 여행사들처럼 손님이 물건을 살때까지 하루에도 몇차례씩 쇼핑점을 순회 방문하는 것은 강매일 뿐 결코 관광이 될 수 없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여행자들의 자유의지가 있을 때만 쇼핑이 관광이 될 수 있습니다.
여행사가 일정표에 '쇼핑관광' '여행의 색다른 즐거움'이라고 표기하는 것은 여행자들을 우롱하는 짓입니다. 당장 이런 표현부터 철회해야 합니다.
여행자들의 수준을 얕잡아보는 이런 태도와 마인드부터 버리지 않는 한 우리나라 패키지 여행상품의 질은 결코 개선되지 않을 것입니다.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