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보르 성은 루아르 밸리의 하이라이트입니다. 쉬농소 성이 여성적이라면 샹보르 성은 남성적인 매력을 갖고 있습니다. 규모면에서도 루아르 밸리의 90여개 성 중 가장 큽니다. 그래서 자주 파리의 베르사이유에 비견돼 '루아르의 베르사이유'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암튼 시간이 없어 루아르 밸리에서 단 한개의 성만을 봐야 한다면 저는 무조건 샹보르 성을 추천하겠습니다. 두 곳을 볼 수 있다면 물론 쉬농소 성입니다.






샹보르 성의 아래에 서면 그 웅장함에 우선 압도당하는 기분이 듭니다. 성의 너비만 해도 156m, 안쪽 길이가 117m에 달하는 그럴만도 합니다.
이 거대한 성안에는 무려 440개의 방과 365개의 벽난로, 65개의 계단이 있습니다.










샹보르 성은 이탈리아의 초기 르네상스 양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르네상스 건축물 답게 복잡해 보이지만 완벽한 좌우 대칭구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학자들은 '샹보르 성을 전세계 르네상스 양식의 대표적인 건축물'이라고 평하고 있습니다.






샹보르 성은 프랑수와 1세 때인 1519년 건축되기 시작해 15년의 공사 끝에 완성되었습니다.
원래 샹보르 성 주위의 숲은 왕의 사냥터였습니다. 프랑수와 1세 역시 어려서부터 자주 이곳에서 사냥을 즐겼습니다. 사냥 도중에 휴식을 취하던 저택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그 자리에 이 어마어마한 성을 지었습니다.






프랑수와 1세는 '프랑스 르네상스의 아버지'라 불릴 정도로 학문과 예술에 심취한 왕이었습니다. 이탈리아에서 많은 예술가들과 학자들을 초빙해 프랑스 르네상스를 일으키는 데 큰 공헌을 했는데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그 중 한명이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자신의 사냥을 위해 년중 며칠 머물지도 않을 거대한 성을 짓거나 미술품 수집에 아낌없이 거액을 사용하는 등 프랑스 국고를 파탄낸 인물이라는 평도 받고 있습니다.
암튼 샹보르 성은 프랑스 국민들의 지탄의 대상이었고, 이 때문에 프랑스 혁명때는 성난 군중들에게 상당 기간 점령당하는 수난을 겪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프랑스의 대표적인 건축물임에도 불구하고 이 성을 누가 설계했는지에 관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습니다.
사진 오른쪽의 계단은 샹보르의 65개 계단 중 가장 유명합니다. 테라스를 통해 밖을 내다볼 수 있게 고안된 저 계단은 다빈치의 작품이라는 설이 있으나 확인되지 않은 추측일 뿐입니다.






계단의 안쪽 모습입니다.






프랑수와 1세의 침실입니다. 그가 샹보르 성을 사용한 것은 1년에 고작 한달 정도였다고 합니다. 샹보르 성 근처엔 왕이 어린시절부터 연모하던 한 백작부인이 살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녀와의 밀애를 즐기기 위해 샹보르 성을 만들었다는 얘기도 있지만 알수는 없는 일입니다.










1층에는 연극공연 무대도 마련되어 있는데 프랑스의 대표적인 희극작가인 몰리에르의 작품이 이곳에서 초연되었다고 합니다.






성의 크기에 비해 내부는 놀라울 정도로 소박합니다. 프랑수와 1세의 방 등 몇개를 제외하곤 거의 대부분의 방이 내부 장식도, 가구도 없이 텅 비어 있습니다. 잠깐 사냥할 때를 제외하곤 이 성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샹보르 성의 매력 중 하나가 옥상 전망대입니다. 한바퀴 돌다보면 드넓은 사냥터의 멋진 전망과 아름다운 샹보르 성의 굴뚝들을 보다 가까이 볼 수 있습니다.














모양을 달리하는 굴뚝도 정말 예술입니다. 365개의 벽난로가 모두 이 굴뚝들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저 푸른 숲이 모두 왕의 사냥터입니다. 5,433 헥타르에 달하는 면적이니 무려 축구장 5,400여개 크기입니다. 저 멀리 끝까지 일직선으로 마차길이 뻗어 있습니다.






옥상 전망대에서 본 샹보르 성 입구 모습입니다. 저 건물의 레스토랑에서 샹보르 성의 전경을 감상하면서 식사를 하면 정말 환상입니다.






'프랑스 고성의 완성' 이요, '프랑스 르네상스 시대의 완성'이라 칭송받는 이 샹보르 성에서 잔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요? 실제로 이 성에서 잠을 자볼 수 있습니다. 단, 프랑스 정부가 인정하는 귀빈이 되어야 합니다. 현재 샹보르 성은 프랑스 정부의 영빈관으로 귀빈용 숙소로도 사용되고 있는데 누가 이곳에서 잠을 자는 영광을 누렸는지는 모르겠습니다.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