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메리즈는 체코 동부에 있는, 인구 3만명의 아담한 도시입니다. 이 작은 도시 역시 텔치처럼 거의 대부분의 지역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유럽의 도시들은 거의 대부분 광장을 중심으로 발전해 나갑니다. 광장 한쪽에 영주의 성이 자리를 잡으면 광장을 둘러싸고 교회와 귀족의 집들, 극장, 상가들이 배치되는 식입니다. 크로메리즈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중심광장인 벨케 광장을 중심으로 영주의 성 대신 대주교의 성이, 그리고 미술관과 몇개의 교회, 호텔과 기념품 가게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크로메리즈의 볼거리도 벨케 광장을 중심으로 몰려 있습니다. 텔치처럼 이곳 역시 파스텔톤의 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습이 무척 아름다웠습니다.






크로메리즈는 12세기부터 대주교가 거주하면서 비약적으로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기독교의 시대인 유럽의 중세는 대주교가 사는 곳이 곧 정치와 문화와 종교의 중심지였습니다.
대주교의 거주 도시답게 거대한 성 모지츠 교회의 뾰족한 고딕식 첨탑이 크로메리즈의 랜드마크처럼 벨케 광장에 우뚝 서 있습니다.






크로메리즈는 후스 전쟁과 30년 전쟁으로 황폐화되었지만 그 후 바로크 양식의 성과 건축물들이 가득한, 현재 모습의 도시로 복원되었습니다. 후스 전쟁(1419-1436)과 30년 전쟁 (1618-1648)은 모두 참혹했던 종교전쟁입니다.






천재음악가인 모짜르트와 그의 천재성에 좌절하는 궁정음악장 살리에르의 이야기를 담은 명화 아마데우스. 이 영화의 많은 장면이 바로 이곳에서 촬영되었습니다.






첨탑이 있는 건물이 대주교의 성입니다. 어려운 사람과 가장 가까이 있어야 할 성직자가 왜 요새같은 성에 몸을 숨기듯 살아야 할까요? 이 성을 보면 중세 기독교의 절대 권력을 생각하게 됩니다. 






한적한 크로메리즈의 거리 모습입니다.


















유럽을 여행하다보면 우리나라 도시들은 참 비대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유럽의 경우 런던, 파리, 로마 등 3대 도시를 포함해 인구 100만명이 넘는 도시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인구 3만명의 도시라면 우리는 그냥 시골마을 정도로 치지만 유럽에선 그 정도만 해도 중요 도시중 하나입니다.






벨케 광장을 중심으로한 도시 여행도 좋지만 사실 크로메리즈를 여행하는 목적은 바로 이 정원을 보기 위해서입니다. 






정원 너머로 크로메리즈의 중심가가 보이고 마침 무지개도 떳습니다. 사진 왼쪽으로 성 모지츠 교회의 두개의 첨탑이 보입니다.






플라워가든이라 이름 붙은 크로메리즈 정원은 17세기 후반 이탈리아 건축가가 두번의 전쟁으로 괴멸 상태에 빠진 크로메리즈를 다시 되살리기 위해 바로크 양식으로 만들었습니다. 














바로크 양식의 정원은 기하학적 문양의 조경이 특징입니다.






정원 끝엔 긴 회랑이 있는 데 저 곳에 올라가야만 정원의 제대로 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회랑 아래에는 많은 조각상이 서 있고, 무엇보다 따끈한 햇살을 피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벤치들이 있습니다.










크로메리즈의 바로크 양식 정원은 이후 유럽의 많은 정원들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바로 이런 점을 높이 사 플라워가든 역시 199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되었습니다.














사실 바로크 양식 정원은 그 기하학적 문양이 지나치면 인위적인 냄새가 너무 나 금방 질리게 됩니다. 하지만 플라워가든은 줄기와 잎사귀 문양에 꽃을 배치함으로써 최대한 자연미를 살리려 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암튼 플라워가든을 처음 본 인상은 상큼하다는 것이고,  먼길 달려 온 충분한 가치가 있었습니다.






이제 크로메리즈 여행을 마치고 한적한 체코의 시골길을 달려 '모라비아의 진주'라 불리는 올로모우츠로 갑니다.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