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프라하처럼 볼거리가 무궁무진한 도시일수록 제대로 여행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무엇을 보고, 무엇을 포기해야 할 지 분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무한정이라면야 구석구석 뒤져보겠지만 늘 시간이 빠듯한 여행자들은 그 많은 것중 핵심만을 골라내기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 중 프라하에서 사람들이 거의 찾지 않는 곳이지만 놓치기엔 너무 아쉬운 발트슈타인 궁전과 스트라호프 수도원, 그리고 너무나도 유명한 프라하의 야경등을 담아 봅니다.






발트슈타인 궁전은 프라하 성 바로 아래에 있습니다. 프라하 성이 언제 가더라도 사람들로 바글거리는 것과 달리 발트슈타인 성은 지척에 있음에도 늘 고요합니다. 가깝지만 프라하 성에서 찾아가는 길이 구불구불한 골목길이 많아 찾기가 쉽지도 않고, 무엇보다 여행서에 변변한 소개조차 안되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트슈타인 궁전은 깜짝 놀랄만큼 아름답습니다. 더구나 찾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 조용히 산책하기엔 정말 그만입니다.

발트슈타인 궁전은 체코의 왕을 꿈꾸던 발트슈타인(1583-1634) 장군이 자신의 거처로 지은 곳입니다. 발트슈타인 장군은 역사상 최대의 종교전쟁이었던 30년 전쟁((1618-1648)에서 결정적인 공을 세움으로써 한 때 왕을 능가하는 권력과 부와 명예를 누렸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프라하 성을 능가하는 궁전을 목표로 이곳에 자신의 집을 지었습니다.

하지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권력을 나누는 법은 결코 없는 모양입니다. 당시 왕이었던 페르디난트 2세는 발트슈타인 군총사령관 덕에 전쟁에서 승리하지만 그의 권력이 너무 커지자 결국 토사구팽시켜 버립니다. 조용히 군사를 보내 암살해 버린 것입니다. 물론 그가 죽음으로써 프라하 성을 능가하는 궁전을 지으려던 그의 야심도 더 이상 진척되지 못하고 끝나버렸습니다.






프라하를 여행하다보면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는 데 볼만한 정원이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프라하 성도 마찬가지입니다.

발트슈타인 궁전이 프라하 성을 능가한 점이 있다면 단 한가지 입니다. 바로 정원입니다. 궁전의 건물들은 대체로 바로크 양식이고, 정원은 프랑스 풍의 르네상스 양식입니다. 발트슈타인 정원엔 많은 조각상들과 분수가 어우러져 무척 정갈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발트슈타인 정원의 조각상들은 대부분 모조품들입니다. 진품은 30년전쟁 당시 이곳을 침략한 스웨덴이 모두 뜯어가 스웨덴 최고의 궁전인 드로트닝홀름 성에 세워져 있습니다.






워낙 조용한 곳이어서 일까요? 발트슈타인 궁전은 음악회가 자주 열리는 명소로 프라하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프라하를 일컫는 별칭중엔 '세계의 음악 수도'라는 것도 있습니다.











발트슈타인 정원에서 가장 독특한 곳은 바로 이곳일 것입니다.
한쪽 벽면이 모두 석회로 만든 종유석 모양의 조형물로 뒤덮여 있는 데 마치 석회동굴을 옮겨온 것 같습니다. 

저 종유석 속에 동물과 사람 얼굴들이 숨어 있다는 데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여름엔 저 안으로 물을 흘려 에어컨 역할을 하게 했다는 데 난 아무래도 기괴하게만 보였습니다. 






프라하 성 아래쪽으로는 스트라호프 수도원도 있습니다. 규모가 꽤 큰 곳이지만 수도원 자체보단 이곳의 도서실이 정말 멋집니다.






신학의 방입니다. 신학에 관한 중세시대부터의 고서가 콜렉션되어 있습니다. 천장의 바로크 풍 장식이 더해져 절로 전통이 느껴집니다.






이곳은 '철학의 방'입니다. 2층까지 빼곡이 찬 장서들이 사람을 압도합니다.
















프라하는 거리 어느곳이라 할 것없이 중세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프란츠 카프카는 프라하의 모든 곳을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특히 이 도시의 다양한 건축물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어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곤 했습니다. 동료 작가들에 의하면  카프카는 집필할때를 제외하곤 낮이고 밤이고 프라하의 골목골목을 누비고 다녔다고 합니다. 프라하의 거리를 걸으면서 그는 작품 구상에 빠져 있었던 듯 합니다.  











거리 곳곳에 소를 주제로 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도시 전체를 전시 공간으로 활용한 아이디어가 번뜩여 보입니다.






신시가지의 바츨라프 광장입니다. 광장이라기 보단 대로에 가까워 보입니다. 암튼 프라하 최고의 번화가로 길 양쪽엔 고급호텔과 백화점, 레스토랑등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바츨라프 광장은 1968년 프라하의 봄 당시 소련의 군사개입에 맞서 수많은 피를 흘린, 저항의 중심지이기도 합니다.






구시가지에서 만난 신혼부부의 모습입니다.











프라하 성을 지키는 근위병입니다.











프라하 야경은 늘 세계 제일로 꼽힙니다. 이 평가에 100% 동의합니다. 다만 여행에 삼각대를 가지고 다닐 수 없어서 제대로 된 야경을 담지 못한 점이 아쉬울 뿐입니다. 프라하에 가서 야경을 보지 못했다면 그건 여행 헛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구시가지 광장도 낮 못지 않게 많은 사람들로 붐빕니다.











카를교 역시 밤늦게까지 많은 사람들이 야경을 즐기기 위해 나와 있습니다. 프라하 성의 야경을 보는 데는 이곳만큼 좋은 포인트가 없습니다.






밤에 보는 프라하 성의 웅장함이란.... 아마 밤새 저 모습만 쳐다보고 있어도 결코 지루하지 않을 것입니다.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