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세이투어 생각2011. 4. 18. 06:00

봄입니다. 나들이하기에 좋은 계절입니다. 테마세이투어 직원들도 봄나들이를 했습니다. 장소는 예술의 전당. 이곳에서 모처럼 다함께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인 오셀로를 감상했습니다.

익히 잘 알려진 대로 오셀로는 질투에 눈이 멀어 사랑하는 아내를 죽이고, 모든 사실이 부하의 계략에 의한 것임이 밝혀지자 죄책감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흑인 장군의 비극적인 삶을 그린 작품입니다. 오셀로의 비극은 위
험한 상상의 본질을 보여줍니다. 죽도록 사랑했던 부인을 외도로 의심한 것은 출처도 분명치 않은 손수건 한 장이었습니다. 그의 상상력은 이성을 마비시켜 사실과 환상을 구분 짓지 못하게 만들었고, 그 결과는 파멸이었습니다.

하지만 오셀로와 달리 여행에 있어 상상력은 또 다른 차원의 세계를 열어주는 열쇠입니다.

오셀로의 무대는 키프로스지만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은 테마세이투어 여행지중 한 곳인 이탈리아 북부의 작은 도시 베로나입니다. 이곳엔 이 젊은 연인들이 사랑을 속삭였던 대리석 발코니가 있습니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아니었다면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을 발코니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상상력은 그 발코니에서 오갔을 연인들의 달콤한 밀어들을 보게 합니다. 




이런 예는 셀 수 없이 많습니다. 파리 위쪽의 오베르 쉬르 와즈의 밀밭들은 고흐의 ‘까마귀가 나는 밀밭’을 상상하지 않는다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프라하의 골목 역시 모차르트나 카프카가 걷던 길을 떠올리지 않는다면 그냥 흔하디흔한 골목일 뿐입니다. 중국의 차마고도도 그 먼 길에 수고를 아끼지 않는 대상들과 일을 모두 마치고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기원하며 작별 인사를 나눴을 가족들의 이슬맺힌 눈망울을 생각할 때 비로소 그 길의 의미가 다가옵니다.

여행지에서 가이드의 설명이 곁들여지는 것도, 테마세이투어에서 여행마다 자료집을 발간하는 것도 이런 상상력을 자극하기 위한 도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두가 좋아하던 여행지를 나만 실망스러워 했을 때, 혹 내 상상력이 부족하지 않았는지 한번쯤은 되짚어 볼 필요도 있습니다.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