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세이투어 생각2011. 6. 15. 06:00

 



가장 이탈리아다운 모습을 갖고 있다는 토스카나 지방의 작은 도시 산 지미냐노는 가는 길부터가 무척 즐거웠습니다.

올리브 나무와 포도나무가 끝없는 밭을 이룬 가운데 하늘위로 쭉쭉 뻗어있는 사이프러스 나무들. 이 전형적인 토스카나 풍경의 푸르름은 우선 여행자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듯 했습니다.

완만한 구릉지대를 지나자 멀리 언덕위에 솟아있는 많은 탑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아름다운 탑의 도시’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산 지미냐노입니다. 13세기경 상인들과 귀족들이 축적한 자신들의 부와 세력을 과시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쌓은 탑들이 멋진 스카이라인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점점 다가갈수록 중세도시에서의 하룻밤이 기대가 되었습니다.





우선 호텔에 들러 체크인부터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도심으로는 차량진입이 금지 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입구의 주차장에 버스를 세워두고 10여 분 간 가파른 길을 걸어가야 했습니다. 도시를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공해로부터도 보호하기 위해서임은 물론입니다.

광장 옆에 자리한 호텔 역시 수백 년 역사를 가진 건물답게 고풍스러웠습니다. 유럽의 다른 오래된 호텔들처럼 산 지미냐노의 숙소인 라 시스테나 호텔도 엘리베이터가 무척 작았습니다. 3명이 타면 꽉 찰 정도였습니다. 이것 역시 건물의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일 것입니다.

옛것을 보존하려는 노력은 곧이어 나가본 시내의 곳곳에서도 확연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많은 여행자들이 산책을 즐기고 있는 광장도, 수백 년 간 수많은 사람들이 걸어 다녀 이젠 반들반들해진 길바닥도, 양쪽에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좁은 골목길도 산 지미냐노는 정말 역사 그 자체였습니다. 레스토랑과 기념품점에서 새어 나오는 은은한 전기불빛을 제외하고 산 지미냐노에서 현대 문명의 이기는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산 지미냐노만 그런 것도 아니었습니다. 이번 이탈리아 여행에서 들렀던 시에나, 아시시, 친퀘테레 같은 도시들은 모두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는 데 이탈리아 인들이 얼마나 심혈을 기울이는지 보여주었습니다.

사실 도시 혹은 마을 전체를 옛모습 그대로 보존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현대적인 편리
함을 포기해야 하는데 그게 어디 그리 쉬운 일이겠습니까?

이번 여행을 통해 이탈리아인들은 불편함을 감수하는 대신 선조와 후손이 함께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