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 관한 글을 지속적으로 쓴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여행지를 소개할 때마다 매번  어휘의 빈곤을 느끼게 되기 때문입니다. '아름답다'느니, '환상적이다'느니 이런 말을 반복적으로 쓰다보면 금방 표현의 한계를 느끼게 되어 쓰는 사람 스스로 답답함속에 갇히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슈타트를 소개하면서 또 이 진부한 말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할슈타트는 아름답습니다.






할슈타트는 오래전부터 소금광산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소금으로 인해 만들어진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할슈타트라는 말 자체가 '소금 도시'라는 뜻입니다. 지금도 케이블카를 타고 소금광산에 오를 수 있고, 이에 관한 박물관도 있습니다.

하지만 할슈타트에서 소금 따위(?)는 잊어도 좋습니다. 소금 생각할 필요없이 할슈타트는 마을을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해지는 곳입니다.

가는 곳마다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는 잘츠캄머구트지만 특히 할슈타트는 '잘츠캄머구트의 진주'라고 불릴 정도로 하이라이트이며,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난 유럽에선 빈같은 대도시보다 할슈타트같은 작은 도시에 더 마음이 이끌립니다. 무엇보다 이런 도시들은 모든 걸 걸어서 해결할 수 있습니다.  구경하는 것도, 식당을 찾아가는 것도,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커피 한잔 마시는 것도 굳이 찾아다닐 필요없이 걷다보면 그냥 만나게 됩니다. 나같은 게으른 여행자들에겐 할슈타트 같은 자그만 마을이 만만해서 좋습니다. 

할슈타트는 입구에서 동네 끝까지 걸어봤자 10여분이면 됩니다. 하지만 동네가 이뻐서 이곳저곳 기웃거리지 않을 수 없고, 그러다보면 시간이 만만치 않게 걸립니다.











커피 한잔이 절로 생각나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입니다.






할슈타트는 산비탈을 끼고 집들이 촘촘히 들어서 있습니다.






할슈타트의 동네 골목입니다. 창에 내걸린 꽃들과 벽의 파스텔톤 색상이 참 잘 어울립니다. 유럽에 가면 이런 색감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게 큰 매력입니다.











한 기념품 가게 앞엔 새집들이 잔뜩 걸려 있었습니다.






벽과 덧창과 나무가 색감도, 배치도 완벽하게 어울려 보였습니다.
















유럽의 도시들은 아무리 작은 마을이라도 꼭 중심엔 광장이 있습니다.











할슈타트엔 두개의 교회가 있는데 호수가엔 프로테스탄트 교회가, 언덕위엔 카톨릭 성당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다른 유럽의 교회와 마찬가지로 교회 마당엔 동네 사람들의 공동묘지가 있습니다.






이렇게 가까이에 무덤이 있으면 언제든지 와서 죽은 이를 그리워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도 예전엔 집 가까이에 부모님과 할아버지의 무덤이 있었습니다. 불쑥 생각나면 저녁밥 먹고서도 찾아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급속한 도시화와 함께 도시의 비대화가 이루어지면서 이제 무덤을 찾는 것은 기껏해야 명절때 뿐입니다. 조상을 잘 모시는 한국인이라는 말도 이젠 옛말이 되어가는 듯 합니다.  
















골목길에서 창문 하나까지 할슈타트는 이곳저곳 안 예쁜데가 없습니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할슈타트의 호반에서 배를 빌려 한가로이 유람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잘츠캄머구트엔 많은 호수들과 그림같은 마을들이 이곳저곳에 있습니다. 할슈타트 여행을 마치고 다른 호반마을들을 찾아 또 길을 나섰습니다.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