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츠부르크는 모차르트와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과 결코 떼어 놓고 얘기할 수 없습니다.  불세출의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는 잘츠부르크의 최고 번화가인 게트라이데의 노란집에서 태어났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잘츠부르크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배경지로 더 알려져 있습니다. 도시 대부분의 지역이 영화의 무대로 등장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어렸을 때 생애 처음으로 본 외국 영화가 '사운드 오브 뮤직'이었습니다. 지금은 서울 시외회로 사용되는 건물에서 상영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영화를 보면서 '도시가 어떻게 저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 감탄에 감탄을 했었습니다. 그 영화를 본 후로 잘츠부르크는 유럽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도시가 되었습니다.

그 영화를 본 후 수십년이 지나 가본 잘츠부르크는 두가지 점에서 나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하나는 정말 영화에서 본 이상으로 도시가 아름답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그때 영화에서 본 모습과 잘츠부르크는 조금도 변함이 없다는 것입니다. 툭하면 모습이 변하는 서울에서 생활하는 나로선 이것이 조금은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암튼 잘츠부르크의 전체 모습을 보기 위해 언덕 꼭대기에 우뚝 서 있는 호엔잘츠부르크 성부터 올라가봤습니다.






호엔잘츠부르크 성으로 가기 위해선 걸어 올라가도 되지만 편하게, 사진 아래쪽에 작게 보이는 등산 열차를 타도 됩니다.






바로 이겁니다. 푸니쿨라라고 하는데 타면 금방입니다.






정말 최고의 전망입니다. 도심 가운데론 짤차흐 강이 S자를 그리며 흐르고 있습니다.






잘츠는 독일어로 '소금'을, 부르크는 '성'을 뜻합니다. 그러니 잘츠부르크는 소금성이란 뜻입니다. 앞의 블로그 글에서 소개한 할슈타트를 비롯해 잘츠캄머구트는 암염의 대산지였고, 잘츠부르크는 그 중심도시로 번영했습니다.

중세 시절 소금광산의 소유는 지금으로선 유전을 갖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였습니다.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셈입니다. 이 지역의 암염으로 막대한 부를 일군 귀족들이 음악과 예술에 지대한 관심을 쏟으면서 잘츠부르크는 문화와 예술의 도시가 되었습니다.






잘츠부르크 전체 전망을 본 다음 성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성안은 의외로 소박합니다. 실내도 마찬가지입니다.






잘츠부르크가 오스트리아 영토가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1816년 전까지만 해도 잘츠부르크는 독립주권을 가진 도시였습니다. 그럼 누구의 땅이었을까요? 잘츠부르는 어떤 영주의 소유가 아니라 이 도시의 대주교가 통치하였습니다.

소금이라는 엄청난 이권이 걸린 도시가 대주교의 관할이었을 정도로 중세 기독교의 세력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중세의 유럽은 최소한 일부 지역에선 제정일치의 시대라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호엔잘츠부르크 성은 1077년 게브하르트 대주교에 의해 건축된 이후 대대로 대주교의 거처로 사용되었습니다.






성 앞쪽은 도시 전경이 멋지지만 성 뒤쪽의 전망 또한 정말 일품입니다. 오스트리아 알프스의 고봉들이 쫙 펼쳐지기 때문입니다. 그 전망좋은 곳에 카페가 하나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런 곳에서 차 한잔 마시는 여유가 없다면 그건 여행이 아닙니다.











모두 성 뒤쪽의 카페에서 볼 수 있는 정겨운 풍경들입니다.






성에서 다시 내려와 구시가지로 갔습니다. 이 구시가지는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저렇게 마차를 타고 한바퀴 둘러볼 수도 있지만 잘츠부르크는 걷는 게 훨씬 낫습니다.

사진은 축제극장입니다. 전설적인 지휘자인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축제극장에서 열리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예술감독을 오랫동안 맡아 더욱 유명해졌습니다. 카라얀은 모차르트처럼 바로 잘츠부르크 태생입니다.

하지만 축제극장은 우리에겐 역시 '사운드 오브 뮤직'으로 더 유명합니다. 영화에서 폰 트랩 대령 일가가 오스트리아를 탈출하기 전 가족합창단을 구성해 '에델바이스'를 부르던 곳이 바로 축제극장입니다.
















구시가지의 중앙광장인 레지던츠 광장입니다. 많은 거리 공연이 펼쳐져 늘 재미있는 곳입니다. 여름밤에는 이곳에서 대형스크린에 각종 오페라를 상연하기도 합니다.






레지던츠 광장의 대성당입니다.






잘츠부르크 대성당은 모차르트가 세례를 받은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그리고 이곳엔 사진 왼쪽 아래에 보이는 것처럼 유럽에서 가장 큰 파이프 오르간이 있는 데 어린 모차르트도 이 오르간을 연주했다고 합니다.






대주교 관할지의 대성당인만큼 내부도 웅장하고 호화롭습니다.






영화속에서 폰 트랩 대령 일가가 축제 극장을 빠져나와 독일군에게 쫓기다 묘지 뒤로 몸을 숨기던 장면을 촬영했던 곳입니다.

사상 최고의 뮤지컬 영화로 꼽히는 '사운드 오브 뮤직'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원작은 나중에 폰 트랩 대령과 결혼하는 마리아 수녀가 1949년엔 쓴 자전적 소설 '트랩 가족합창단의 이야기'입니다.
영화 이후의 실제 폰 트랩 가족 이야기는 잘츠부르크 2편에서 다룰 미라벨 정원에서 다시 하도록 합니다.






무덤옆엔 피터교회가 있습니다. 이 교회 역시 영화에 등장합니다.






밖에선 그리 크다고 생각지 못했는데 내부는 제법 웅장했습니다.






다시 광장으로 나왔습니다. 엄청난 크기의 체스판에서 체스가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음악의 도시답게 거리 곳곳에서 거리 공연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마치 동상처럼 꼼짝도 안하고 서 있다가 아이들이 지나가면 갑자기 움직여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습니다.






광장의 이 카페는 200년도 넘었다고 합니다.











치즈를 작두로 자르는 모습이 재미있습니다.






영화속에서 그 유명한 '도레미송'을 부르던 미라벨 정원과 게트라이데 거리, 그리고 야경을 담은 잘츠부르크 2편이 계속됩니다.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