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에서 국립 고고학 박물관을 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면서도 필수적인 일입니다. 그리스의 문명이 로마를 거쳐 곧 유럽의 문명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아테네의 국립 고고학 박물관을 보는 것은 유럽의 모태를 보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세계에는 유명 박물관들이 많습니다. 보통 영국의 대영박물관과 프랑스의 루브르, 미국의 메트로폴리탄을 3대 박물관으로 꼽습니다. 물론 전세계를 대상으로 콜렉션 한 정말 대단한 박물관들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여지가 없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박물관을 세군데 꼽으라면 아테네의 국립 고고학 박물관, 멕시코의 인류학 박물관, 러시아의 에르미타주입니다.






이중에서도 고고학에 관한 것이라면 단연 아테네의 고고학 박물관이 최고인 것 같습니다. 또 대부분의 세계적인 박물관이 약탈이나 돈으로 다른 나라의 유물을 사들인 것과 달리 아테네 고고학 박물관은 순전히 가장 그리스적인 것만 모아놨다는 특징도 있습니다.

사실 박물관을 보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수많은 전시실을 들락달락 거리다 보면 다리도 아프고 허리도 아픕니다. 아테네의 국립 고고학 박물관만 해도 거의 60여실에 달하기 때문에 대충 뛰듯이 보는데도 하루 이상은 걸립니다. 소장품의 크기 여부에 상관없이 모두가 워낙 역사적으로도, 예술적으로 대단한 것들이라 하나하나 보는 데 꽤 시간이 걸립니다.

그러니 시간이 늘 부족하기 마련인 여행자들은 처음부터 욕심을 버리고 꼭 보고 싶은 유적들만을 콕 집어 골라 보는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보든 아테네의 고고학 박물관은 그리스 여행을 본격적으로 하기에 앞서 오리엔테이션 삼아 봐도 좋고, 일정 마지막에 여행을 정리하는 의미에서 보는 것도 좋고.. 암튼 그리스에선 반드시 반드시 방문해야 할 곳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그 어떤 유물보다 이런 토기나 토우를 무척 좋아해서 이런 것들을 찾아보는 데 시간의 대부분을 할애했습니다.







하지만 워낙 유명한 조각상도 많이 전시되어 있어서 그냥 지나칠 순 없습니다.

여신중 가장 아름다운 아프로디테 조각상입니다. 기원전 100년에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고, 앞으로 소개할 에게해의 델로스 섬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오른쪽은 호색한으로도 유명한 목축의 신인 판입니다. 판은 추한 용모 때문에 늘 여신들에게 거절을 당하지만 그래도 꿋꿋하게 아프로디테에게 구애하고 있습니다. 참지 못한 아프로디테가 신발을 들어 치려고 하고 있고, 아들인 에로스가 판 신의 뿔을 잡고 밀어내려 하고 있습니다. 







그리스의 신석기 시대 수렵을 하던 생활 모습을 보여주는 그림입니다.






그리스의 고전기 전시실입니다. 고전기는 기원전 400년대의 페르시아 전쟁 이후부터 마케도니아 점령기까지를 말합니다. 이 시대의 예술작품들은 자유로운 인간의 동적인 모습을 표현한 동상들이 많았습니다. 오른쪽 뒤로는 포세이돈 상이 보입니다. 






의상 조각 양식으로 보아 로마시대의 작품으로 보이는 데 정확한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아테네 국립 고고학 박물관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인 '말을 타는 소년' 청동상입니다. 기원전 140년에 제작된 헬레니즘 시대의 유물인데 한 난파선에서 발견되었습니다. 말이 당장이라도 뛰쳐 나갈 듯 직접 보면 더욱 생동감이 넘칩니다.






선사시대의 프레스코화로 권투를 하는 소년입니다. 






역시 선사시대의 프레스코화입니다.






아테네의 국립 고고학 박물관은 대영박물관이나 루브르와 달리 관람객 편의를 중심으로 전시되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지지만 않는다면 얼마든지 최대한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사진 역시 플래시만 터뜨리지만 않는다면 자유롭게 찍을 수 있습니다. 다만 작품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는 것은 엄격히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럴 경우 관리원이 득달같이 다가와 경고를 주고 갑니다. 





















키클라데스 실에 전시되어 있는 작은 조각 작품입니다. 손바닥보다 훨씬 작은 조각품에 발가락까지 섬세하게 조각되어 있는 데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들이 제일 마음에 들었습니다. 델로스 섬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영국 조각 예술의 개척자라고 불리는 헨리 무어는 "이 조각품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선사 시대의 작은 토기들입니다. 난 흙이 만들어내는 질감과 이 색감들이 그 어떤 작품보다 무척 마음에 듭니다.











크지는 않지만 이집트 전시관도 있습니다. 기원전 500년대에 만들어진 스핑크스 조각품입니다.






로마시대의 작품들입니다.






아테네 고고학 박물관에서 가장 인기있는 전시실 중의 하나가 미케네 문명실입니다. 특히 이곳엔 수많은 금 세공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사진은 3500년전 미케네 왕족의 무덤에 발견된 소장품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황금 장신구가 당대의 섬세한 세공기술을 엿보게 합니다. 






미케네 관련 유적중 가장 유명한 석회로 만든 여인의 조소입니다. 붉은 머리띠, 붉은 입술, 양볼과 턱에 찍혀 있는 붉은 점이 강렬한 인상을 줍니다. 






고대 그리스의 레슬링 장면입니다.






그리스 군인들의 투구입니다.






청동실에 있는 작품으로 보기엔 프라이팬처럼 생겼는데 정확한 용도는 모르겠습니다.






가장 아름답기 때문일까요? 여신 중에선 아프로디테(비너스)의 조각상이 단연 제일 많은 것 같습니다.











2층의 도자기실에 있는 작품들입니다. 약간 붉은 황토색과 검은색만의 단순한 조합으로 오히려 더 강렬한 느낌을 줍니다.

이제 아테네 여행을 마치고 에게해의 미코노스 섬으로 갑니다.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