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2011. 6. 2. 06:00

오랜만에 순천만을 찾았습니다. 한 10여 년 된 모양입니다. 세월이야 모든 걸 변하게 하지만 순천만은 내 보기엔 고약하게 바뀌었습니다. 

예전의 순천만은 고즈넉했습니다. 바람 불면 스삭이는 갈대소리만이 가득했습니다. 입구란 것도 따로 없었습니다. 그냥 비포장 길을 따라 가다 마음에 드는 곳에 내려 갈대밭으로 들어가면 그만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순천만은 한마디로 공원입니다. 입구엔 커다란 건물이 생뚱맞게 서 있고, 입장료도 받습니다. 주차장에 가득찬 대형버스에선 연신 단체 관광객을 쏟아내고 있고, 수학여행단까지 겹쳐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에 바람소리마저 묻혀 버린 곳으로 순천만은 바뀌어 있었습니다. 참 우리나라에선 조용한 곳을 찾기 힘듭니다.  


 


그래도 탁트인 전망에 바람만은 여전히 살랑살랑 불어 시원했습니다.









 







공원화하면서 갈대도 새로 심은 걸까요? 아무리 가을이 아니래도 너무 파랬습니다.






꼭 보리밭을 걷는 기분입니다. 
 




 







그렇다고 순천만이 나쁘다는 건 결코 아닙니다. 입구의 혼잡함을 벗어나 안쪽으로 들어가니 훨씬 분위기가 좋아졌습니다.









 


그래도 일부 지역은 이렇게 갈대 특유의 누런 빛입니다. 




 
 


전엔 이런 목책로가 없이 그냥 갈대밭으로 들어가게 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목책에 대한 불만은 없습니다. 그나마 갈대를 보호하게 될테니까요.














 





 


사실 왼쪽의 산꼭대기에 있는 용산 전망대에 올라야 S자형의 물줄기를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물때도 아니고 오르는 데 제법 시간도 많이 걸려 다음을 기약해야 했습니다. 









 


순천에서 최고의 수확은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진일기사식당입니다. 여행전 인터넷에서 찾아본 순천의 맛집에 자주 등장하는 곳이었습니다. 






메뉴는 하나뿐입니다. 그러니 앉으면 뭘 먹을 건지 묻지도 않습니다. 그저 사람 숫자만큼 김치찌개를 가져옵니다.






바로 이 김치찌개. 김치는 묵은지인데 지금껏 먹어본 김치찌개중 단연 최고였습니다. 내 원래 김치찌개를 무척 좋아하긴 하지만 정말 환상적인 맛입니다. 물론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니 모두에게 그렇다고는 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뿐이 아닙니다. 김치찌개에 반찬이 국 포함해서 18가지나 나옵니다. 그런데 그냥 반찬이 아닙니다. 하나같이 남도 특유의 깊은 맛이 있습니다.

더 환상적인 건 가격입니다. 이렇게나 주고도 단돈 7천원입니다. 요새 밥값이 하도 하도 올라 7천원을 내고 이 정도로 먹을 수 있는 곳이 진일기사식당 말고 또 있는지나 모르겠습니다.  

혹 이 부근에 가게 되면 승주IC에 가까이 있는 이 식당을 강추하고 싶습니다.

주소 : 전남 순천시 승주읍 신성리 963, 전화번호 : 
 061-754-5320 입니다.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