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2011. 6. 7. 06:00

언제부턴가 술을 좀 세게 마신 다음 날엔 어김없이 새벽에 잠이 깹니다. 속 아픈 것도 아닙니다. 머리 아픈 것도 아닙니다. 술 마신 날에만 작동하는 자동알람시계가 내 속 어딘가에 숨어 있는 모양입니다. 

시계를 보니 5시반입니다. 더 잠자리에 있어봐야 정신만 말똥말똥해질테니 혼자 새벽 산책을 나가보기로 했습니다.


 


우선 콘도의 베란다에 나가보니 막 여명이 시작됐습니다. 






마을엔 모내기를 하기 위해 물을 대 놓았습니다. 농부들에겐 제일 바쁜 시기가 이미 와 있는 듯 합니다.






콘도 앞은 바닷가로 산책로가 나 있습니다. 참 부지런한 사람도 많습니다. 혹 저 사람들도 전날 과음한건가...






가만보니 등대가 두개입니다. 왜 등대가 두개일까요? 빨간 등대와 하얀 등대는 용도가 다른걸까요?






오른쪽으로는 멀리 적벽강이 보입니다. 











산책로에서 꽃을 만났습니다. 많이 본 꽃인데 그 때는 꽃명을 몰랐습니다. 숱한 여행길에 숱한 꽃과 나무들을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당최 꽃과 나무의 이름이 매치가 되질 않습니다. 언제 도감을 사서 제대로 공부해 봐야겠습니다.
 
암튼 돌아와서 알아보니 붓꽃이더군요.  










 
이번 여행의 베이스캠프였던 변산 대명리조트입니다. 룸의 내부구조는 설악과 비슷했습니다. 하지만 새것이라 깔끔해서 좋았습니다.






물이 들이차서 채석강의 모습은 제대로 볼 수 없었습니다. 






오랫동안 가보지 못했던 내소사엘 들렀습니다.






내소사 입구엔 당산(堂山)이 있습니다. 이곳에선 매년 음력 1월14일마다 당산제가 성대하게 지금도 열리고 있습니다. 당산제는 마을의 수호신에게 마을 사람들의 무병장수와 무사태평을 비는 제사입니다. 샤머니즘적인 요소가 강한 당산제를 사찰에서 나서서 지내니 불교와는 좀 맞지 않는 게 사실입니다.

이는 우리의 불교가 토속신앙을 품음으로써 백성들이 보다 쉽게 불교를 접할 수 있도록 했음을 알게 해주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입구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내소사 경내에도 당산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밖의 것은 할아버지 당산, 안의 것은 할머니 당산입니다. 









 


일주문을 지나 경내에 들어서니 내소사의 그 유명한 전나무 숲길입니다. 






흐음.. 공기가 무척 상쾌합니다. 






석가탄신일이 며칠 지났건만 여전히 등이 걸려 있습니다. 축하야 오래해서 나쁠 건 없겠지요.











사람들은 바라는 것도 많습니다. 






세계 평화!  언뜻 거해 보이지만 정말 평화없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역시 내소사의 대웅전은 일품입니다. 무엇보다 불사가 없어서 조용하고 절간 다웠습니다. 중간에 불타고, 증축하는 과정을 거쳤지만 내소사는 백제 무왕때 창건된 굉장히 오랜 사찰입니다.











내소사는 단청이 없어서 더 마음에 듭니다. 더 고풍스럽고, 더 엄숙해 보인다고 할까요?











참 정갈합니다.








 


우리나라를 여행하다 돌만 보면 나도 모르게 자꾸 쌓게 됩니다. 그런데 나만 그런게 아닌가 봅니다. 




 





 


벌써 하안거에 들어가 있나요?






절 마당엔 할머니 당산이 서 있습니다. 무려 1천년이나 되었다는군요.






돌아나오는 숲길. 산책하기엔 정말 최고입니다.





넓은 주차장의 나무 아래마다 사람들이 모데기로 모여 있습니다.





궁금해서 다가가 봤습니다. 단체 여행 온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밥을 먹고 있습니다. 조금만 안으로 들어가면 밥먹기 좋은 곳이 수두룩한데... 왜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공기도 좋지 않은 주차장에서 밥들을 먹을까요... 하긴 들고 들어가기 어려우니 그럴테지요...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