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서 남쪽으로 1시간 가량 내려가면 특이한 장소 두 곳이 나옵니다. 하나는 선사시대의 암각화가 집중적으로 새겨져 있는 고부스탄 지역이고, 또 하나는 진흙탕이 끓고 있는 머드 볼카노 지역입니다.

두 곳은 서로 인접해 있어 반나절이면 충분히 다 돌아볼 시간이 됩니다. 먼저 머드 볼카노 지역부터 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유전이 펼쳐진 카스피해를 끼고 남쪽으로 달려가면 점차 길이 황량해지기 시작합니다. 지층에 원유가 깔려있고, 일부는 지표면으로 흘러 나오기 때문에 식물이 제대로 성장하기 어려운 지역입니다.

아제르바이잔의 여행소개서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도로는 비포장상태입니다. 재정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땅 바로 밑에 있는 원유의 흐름에 따라 땅이 뒤틀리기 일쑤이니 포장을 해봐야 금새 망가지기 때문에 아예 포장을 포기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비가 오기라도 하면 방문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합니다.   







차에서 내려 100여m를 걸어올라가니 진흙이 끓어 넘치는 기이한 모습이 곳곳에 나타났습니다.

몇 분 간격으로 톡톡 터져오른 진흙이 흘러내려 기하학적인 문양을 만들어 냅니다. 메마른 진흙 위로 새로운 진흙이 흘러내려 쌓이면서... 그렇게 세월을 만들어 냅니다.







한참 진행중인 머드 볼카노와 이미 활동을 멈춰 굳어버린 볼카노들이 대비되어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이 흘러야 뒤편의 볼카노들처럼 딱딱하게 굳어져 편안한 휴식을 취하게 될까요?







진흙을 만져보니 입자가 너무 부드러워 그대로 얼굴에 바르면 훌륭한 머드팩이 되었습니다. 시간만 허락한다면 하루종일 진흙마사지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한껏 부풀어 올라 톡 터지지 직전의 모습입니다. 간혹 5m 이상의 높이로 터져오르는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는데 그럴때면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온몸에 진흙을 뒤집어 쓰고 머드팩을 해야하는 상황이 되니 조심해야 합니다.







머드볼카노가 생각보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묘한 분위기 때문에 주변을 산책하기에는 그만입니다.







분화구에 과감히 손을 넣어 휘저어 보기도 하고.....








굳기 전에 서둘러 낙서도 해봅니다. 얼마 후면 새로운 진흙이 흘러내려 덮이고 말겠지만....












손을 대보면 뜨거울 것 같지만 사실은 차갑습니다. 볼카노라고 하니 뜨거운 마그마가 생각나고, 그 힘으로 진흙이 부글부글 끓을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땅속에 있는 가스가 팽창하면서 진흙을 밀어올려 부풀어오르고,   







그 압력에 의해 톡 터지면서 진흙을 밀어내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입니다.  







강렬한 햇살에 말라버린 진흙이 쩍적 갈라지며 또다른 문양을 만들어 냅니다. 이래저래 머드볼카노는 호기심 많은 여행자에게 즐거운 시간을 약속해 주는 곳입니다.







머드볼카노에서 내려와보니 작은 웅덩이를 놓고 영화촬영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이 일대는 석유가 흘러나와 지면을 검게 물들이고 물을 오염시키고 있었습니다. 작지만 저런 맑은(?) 물이 고인 웅덩이가 희귀해서인지 연인이 데이트하는 장면을 촬영하고 있었습니다.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