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구경만큼 재미있는 것도 없습니다. 세계 어딜가나 마찬가지인 듯 합니다. 그건 아마 시장 만큼 활력 넘치는 곳도 드물고, 시장만큼 그 나라 서민들의 삶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장소도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제르바이잔의 아름다운 작은 도시 쉐키의 재래시장도 그랬습니다. 







시장엔 각종 야채와 과일이 풍성했습니다. 아제르바이잔의 경작지는 국토의 8분의1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농작물이 풍부한 것으로 보아 땅 자체가 아주 비옥한 모양입니다.







아제르바이잔의 역사는 한마디로 '수난'입니다. 변변한 독립을 이뤄본 적이 거의 없을 정도로 주변 강대국들은 돌아가면서 아제르바이잔을 침탈했습니다. 흑해와 카스피해 사이에 마치 다리처럼 위치한 나라라 위로 올라가고, 아래로 내려가려는 나라들에 동네북처럼 늘 당하고만 살아왔습니다.

그런 나라의 국민들은 대개 표정이 어둡거나 무겁기가 일쑤인데 아제르바이잔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카메라를 들이대도, 이것저것 시식을 해도 늘 환하게 웃어서 여유로워 보였습니다. 

















무척 달콤한 아랍식 디저트입니다.












복권은 아닐테고... 뭘 파는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시장에서 우연히 만난 오랜 친구인 듯... 웃는 모습이 닮았습니다.












아제르바이잔은 이란과 터키의 오랜 지배를 받으면서 일찌감치 이슬람 국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히잡을 쓰고 다니는 여성이 많지 않을 정도로 무척 종교적으로 자유로운 나라입니다.







아제르바이잔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날로 커져만 가는 빈부격차입니다. 소수가 석유와 가스에서 나오는 부를 독점하면서 물가는 올라가고, 젊은이들의 일자리는 오히려 줄어드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사회에 부정적인 분위기가 커지면서 오히려 이슬람 종교는 점점 더 강화되어 가는 추세라고 합니다. 그래서 날이 갈수록 히잡을 쓴 여성도, 모스크에서 기도 하는 사람들도 늘어가고 있답니다. 사람들은 상황이 어려워지면 자꾸만 종교에 의지하게 되는 모양입니다.  

최근에는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화되면서 옛 소비에트 연방 시절을 그리워하는 사람들도 대폭 늘고 있다고 하니 아제르바이잔 사회가 안정되려면 좀 더 긴 세월이 필요한 듯 합니다.







쉐키의 재래시장에서 가장 흥미로운 곳은 고기를 마구 널어 놓은 것 같은 푸주간들입니다.







대부분은 이 지역의 주식인 양고기라고 합니다.






















우리 돼지 머리 팔 듯 부위별로 따로 모아 놓은 것이 조금 징그러워 보이기도 합니다.







이제 아제르바이잔 여행을 마치고 국경을 넘어 '와인의 발상지'인 그루지야로 갑니다.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