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르바이잔의 또 다른 왕국이 있던 도시 쉐키 가는 길입니다. 특이하게도 호두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호두나무가 아름드리가 되어 하늘을 덮을 정도의 숲을 이룬 것은 참 보기 드문 광경입니다.







이런 길을 걷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모두 버스에서 내려 한참을 산책했습니다. 공기가 정말 상쾌합니다.







다시 버스를 타고 쉐키를 향해 가다 양떼를 만났습니다. 이런 광경과 자주 마주치기 때문에 지루할 새가 없습니다.







고물 자동차 위에 고물이 잔뜩 실려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신기하게 잘 만 달렸습니다.







코카서스를 여행하다보면 번듯한 식당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시골길 달릴 때 그렇습니다. 그래서 전문식당이 아닌 그냥 일반 농가를 이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집이 맛도 맛이지만 분위기가 만점입니다. 

어떤 땐 주인아주머니와 함께 빵을 굽기도 합니다. 특히 화덕에서 갓 구워낸 이 빵은 바로 먹으면 정말 맛있습니다. 농가를 이용하면 아제르바이잔의 실생활을 가장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됩니다.  







드디어 쉐키에 도착했습니다. 쉐키는 그레이트 코카서스 산맥의 산자락에 있습니다. 그래서 도시 전체가 거대한 숲속에 있는 듯한 모습입니다.

쉐키는 장수촌으로도 유명합니다. 딱 봐도 사람들이 오래살만한 분위기입니다. 그야말로 산좋고, 물맑고, 공기 좋은 동네입니다. 이곳에서 만난 아제르바이잔 사람들도 모두 여유가 넘쳤습니다.







쉐키의 상징인 쉐키 칸의 여름궁전입니다.

쉐키는 7세기부터 중국을 잇는 실크로드 무역로의 요충지로 일찌감치 발전해 왔습니다. 그리고 이 경제력을 바탕으로 쉐키 한국(汗國)이라는 독립적인 왕국이 1743년에 세워졌습니다.

쉐키 궁전은 쉐키 한국(汗國)의 칸이 1797년 완공했습니다. 하지만 이 왕국은 겨우 76년만에 러시아에 흡수되고 말았습니다.  

제법 중후한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는 데 그에 비해 출입구는 무척 작게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쉐키 여름궁전은 아담합니다. 하지만 기대 이상으로 제법 볼만했습니다. 

쉐키 궁전은 실내든 정원이든 어디서든간에 코카서스 산맥과 아래의 마을이 보이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전망을 중시하는 대신 난방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아 여름 한철에만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쉐키 여름궁전에서 가장 눈여겨 봐야할 게 바로 이 스테인드글라스입니다. 유럽의 성당에서 자주 보게 되는 스테인드글라스의 일반 색유리와는 많이 다릅니다. 

쉐키의 스테인드글라스는 굉장히 많은 손품이 들어가 있습니다. 우선 시내에 흔한 호두나무를 
4~5cm 크기로 잘라 나무틀을 만들고 그 안에 색유리를 끼워 넣습니다. 그리고 이 호두나무 틀을 덧붙이고 덧붙여 큰 창문을 만들어냅니다. 물론 각 틀마다 유리 색깔도 크기도 모양도 제 각각이니 디자인에 맞춰 짜집기를 정교하게 해야했을 것입니다. 큰 창문의 경우엔 1천개 이상의 나무틀이 들어가야 하니 보통 정성으로는 만들 수 없는 작품입니다.







그림을 보면 왕의 머리를 한 사자가 커다란 생선을 밟고 있고, 사자꼬리는 긴 뱀이 되어 머리를 물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는 왕은 항상 머리를 써서 현명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폐위될 수 있음을 경고하는 그림입니다. 

그럼에도 쉐키 한국의 왕은 머리를 잘 쓰지 못했던 것일까요? 아님 제정 러시아가 너무 막강해서일까요? 암튼 왕국은 허무하리만치 너무 단명으로 끝났습니다.







내부 장식의 색감이 무척 화려합니다. 그리고 역시 이란의 영향을 많이 받은 듯 한눈에 봐도 페르시아 풍입니다.






역시 이슬람의 영향을 많이 받은지라 벽의 문양들은 주로 꽃과 식물들이 대칭적이고, 기하학적인 디자인으로 되어 있습니다. 











아제르바이잔은 이슬람 국가입니다. 하지만 8세기 중반까지는 기독교 국가였습니다. 쉐키 궁전 근처에는 6세기에 만들어진 알바니아 교회가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현재는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데 안의 전시물은 특별한 볼꺼리가 없습니다.







쉐키 시내로 나와 봤습니다. 같은 모양의 미니버스가 번호만 달리하고 서 있습니다. 쉐키의 시내 버스입니다. 












쉐키는 생각보다 제법 큰 도시였습니다.







쉐키는 아제르바이잔에서도 아주 보수적인 도시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종교적으로는 그리 엄격한 편은 아닌 모양입니다. 여성들의 옷차림에서도, 평상시 행동에서도 강한 이슬람 색채는 거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한 여성이 장에서 닭 두마리를 사들고 용감무쌍하게 걸어가고 있습니다.







쉐키는 실크로드 무역으로 번성한 도시입니다. 중국에서 중앙아시아와 이란을 거쳐 러시아로 들어가는 대상은 반드시 쉐키를 들러야 했습니다.

카라반사라이는 실크로드 대상들이 묵던 가장 큰 숙소입니다. 지금은 호텔로 개조되어 여행자들이 묵거나 식사하는 장소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긴 벽이 규모를 짐작케 합니다.







장거리 여행에 지친 대상들은 이 카라반사라이로 속속 모여 들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무용담을 펼쳐 놓으며 온갖 정보를 교환하느라 밤새 떠들썩했을 것입니다.












우리도 이 곳에서 숙박과 식사를 하였습니다. 마치 한국에서 아제르바이잔까지 걸어온 실크로드 대상이 된 기분입니다.







저 긴 회랑 끝에서 옛 이야기들이 마구 전해져 올 듯한 분위기입니다. 












카라반사라이에 밤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일반 고급호텔에 비해 확실히 방은 간소하고 단촐합니다. 하지만 카라반사라이 아니면 결코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분위기가 이곳에 있었습니다.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