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정이 많다
영국 관광청은 얼마전 2012년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각국의 문화특성을 알리는 책자를 발간했습니다. 이 책은 특히 관광업에 종사하는 영국인들에게 각 나라의 문화적 특성을 이해시키는데 목적이 있다고 합니다.
특히 관심을 끄는 대목은 한중일에 대한 것입니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이 책자에는
"한국인들은 상대방의 감사 표시를 받아들일 때 '아니예요, 아니예요'라고 말한다, 중국인들은 말하지 않고 말하는 의사소통 기술로 유명하기 때문에 중국인과 대화할 때에는 문맥을 잘 읽어야 한다, 일본인들은 화가나거나 당황했을 때, 슬프거나 실망했을 때에도 미소를 짓는 경향이 있다"
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사실 호텔직원, 관광버스기사, 가이드 등 세계의 여행업 종사자들이 한중일 여행자들에 대해 갖고 있는 인상은 확연히 다릅니다.
우선 한국인들은 정이 넘친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예를 들어 버스안에서 기사에게 먹을 것을 나눠주는 것은 한국인뿐이라고 합니다. 그러고보면 아이스크림을 사와도 기사나 현지 가이드의 몫을 꼭 챙기는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사진을 같이 찍자는 것도 한중일중 한국인이 유일하다고 말합니다.
물론 좋은 말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쁜말중엔 '오만하다' '배려심이 없다'가 꽤 많습니다.
중국 여행자들에 대해선 우선 '시끄럽다'와 '지저분하다'가 공통적인 얘기입니다. 특히 유럽의 버스기사들에게 중국 단체 여행객들은 기피대상 1호입니다. 차를 너무 지저분하게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유럽의 버스 기사들은 특히 아이스크림을 갖고 차에 타는 것을 극도로 싫어 합니다.
그런데 중국 여행자들이 내리고나면 아이스크림은 물론 기상천외한 쓰레기들을 구석구석에 쑤셔 박아 넣어 청소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합니다. 호텔 직원들 역시 중국인들이 체크아웃하고 나면 방이 폭탄맞은 것 같다며 불만입니다.
하지만 중국인들은 '뒤끝이 없어서 좋다'라는 칭찬을 받습니다.
일본인은 정중하지만 뒤끝이 있다
반면 일본여행자들은 얌전하고 조용하기로는 단연 최고라는 평입니다. 일본 관광객을 안내하는 가이드들은 너무 조용하고 어떤땐 반응이 없어서 심심하기 조차 하다고 합니다. 또 하나 공통적인 일본인들에 대한 평가는 '아주 겸손하고 친절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절대로 무리한 부탁을 해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작은 부탁이라도 연달아 '스미마셍'과 함께 아주 정중하게 해오고, 꼭 팁으로 댓가를 지불해 준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일본 여행자들이 세계의 여행업 종사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을까요?
답은 두가지입니다.
하나는 '여행자들이 현지에서 여행하고 있는 동안은 일본인들이 최고' 라는 것입니다.
또 하나의 답은?
'여행자들이 자기 나라로 돌아간 다음엔 일본인들이 최악'이라는 것입니다.
분명 여행을 마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웃으며 '여행 잘하게 해줘서 고맙다'고 해 놓고선 보름쯤 지나면 일본 여행사를 통해 컴플레인을 한다발씩 쏟아내기 때문입니다. 앞에선 차마 하고 싶은 말을 못하고 웃음으로 대신하지만 그게 진실은 아닌 것입니다. 그래서 일본인들을 맞는 전세계의 여행업 종사자들은 여행서비스를 할 때보다 오히려 여행서비스를 마치고 나서 약 한달간은 긴장상태에서 살아야 합니다.
그러고보면 영국관광청의 분석이 꽤 정확한 듯 합니다. '일본인들은 화가나거나 당황했을 때, 슬프거나 실망했을 때에도 미소를 짓는 경향이 있다'. 이 말 그대로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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