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만티크 가도. 참 이름부터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이름을 듣는 순간부터 그 길위엔 어떤 로맨틱한 모습이 숨어 있을까?라는 상상력을 불러 일으키니까 말이죠.  

로만티크 가도는 헤세가 고향으로 삼고 싶다던 뷔르츠부르크에서 시작, 동화속의 성 그대로인 노이슈반슈타인 성이 있는 퓌센까지 이어집니다. 이 350km에 이르는 구간동안 로만티크 가도는 낮은 구릉지대를 굽이굽이 흐르며 중세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26개의 도시와 마을, 유채꽃밭과 목초지가 연이어 나타나는 목가적인 풍경으로 여행자들을 유혹합니다. 

아름다운 목조 건축물이 가득했던 딩켈스뷜에서 나와 곧바로 이 낭만적인 길위에 섰습니다. 







그런데 사실 로만티크 가도는 길이 로맨틱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은 아닙니다. 원래 이 길은 로마시대의 군사도로였습니다. 로만티크 가도는 '로마로 가는 길'이라는 뜻입니다. 2차 대전후 독일 정부가 관광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군데군데 흔적만 남아 있던 이 길을 대대적으로 정비하면서 '로만티크 가도'라는 이름을 붙이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유래와 상관없이 로만티크 가도에서 만나게 되는 도시들과 풍경들은 분명 로맨틱합니다.







딩켈스뷜에서 나와 로만티크 가도를 달린지 얼마 안돼 또 다른 매력적인 중세도시 뇌르틀링겐에 들렀습니다.







뇌르틀링겐은 인구 2만 명 정도의 작은 도시입니다. 이곳도 독일 특유의 목조가옥들이 가득했습니다. 하지만 뇌르틀링겐은 다른 도시들과는 다른 아주 독특한 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도시의 중심광장엔 성 게오르크 교회가 있습니다. 이 교회의 탑은 다니엘이라고 불리는데 무려 90m 높이입니다. 이 꼭대기까지 오르려면 350개나 되는 계단을 올라야 합니다. 이 계단 오르는게 만만치 않아 식은 땀깨나 흘려야 하지만 일단 탑 꼭대기에 오르면 멋진 전망이 펼쳐지면서 뇌르틀링겐이라는 도시가 어떤 특징이 있는지 알게 됩니다.







다니엘 탑에서 뇌르틀링겐을 내려다보면 도시가 묘하게도 동그란 원형을 이루고 있다는걸 알게 됩니다.







그건 퇴르틀링겐이 운석이 떨어져 생긴 분지안에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지름 1km 정도 되는 둥근 원안에 빨간 지붕을 인 집들이 가득 들어 차 있습니다.







'도시구조가 참 특이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뇌트틀링겐을 빠져 나와 다시 로만티크 가도 위에 올라섰습니다.







남쪽으로 내려가면 갈 수록 평지가 아닌 언덕이 자꾸만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는 급기야 멀리 높은 산들도 나타났습니다. 독일 알프스의 산들입니다. 이는 이제 로만티크 가도가 끝나가고 독일의 또 다른 명소인 알펜가도가 멀지않음을 의미합니다.







독일 알프스의 연봉들을 감상하고 있는데 푸른 초원위로 범상치 않은 교회가 나타났습니다. 독일 로코코 양식의 건축물중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비스 교회입니다.







비스 교회는 얼핏보면 평범해 보입니다.







그런데 초입에 보니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 인증 마크가 걸려 있습니다.







교회안으로 들어가보니 얼핏 평범해 보이는 이 교회가 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되어 있고, 로코코의 걸작으로 꼽히고 있는 지 단박에 알게 되었습니다. 교회 내부 장식은 정말 입 떡 벌어지게 화려하면서도 장중했습니다.







특히 천상의 세계를 그려낸 천정 프레스코화가 압권입니다.







원래 이 마을엔 작은 교회가 하나 있었고, 그 곳의 예수상이 눈물을 흘린 기적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상을 모시기 위해 1746년 비스 교회를 세웠다고 합니다.







이날의 목적지인 퓌센에 가까울수록 언덕길이 점점 더 많아집니다. 경치 역시 점점 더 기막혀져 풍경을 감상하느라 지루할 새가 없습니다.







또 다시 푸른 초원위로 덩그라니 놓인 교회가 하나 나타났습니다.







주변 풍경과 교회가 너무나 잘 어울려 보입니다.







멀리 노이슈반슈타인 성도 보입니다. 목적지에 이르면서 로만티크 가도도 끝이 났습니다. 성 아래의 초원에는 몇개의 천연 잔디 축구장도 보였습니다.












이날의 숙소가 있는 호숫가의 호텔에 오니 저녁 무렵이 다 되었습니다.












노을이 지는 호숫가를 산책하며 하루를 마감했습니다.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