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베르크는 한국인들이 거의 가지 않는 도시입니다. 아니, 우리뿐 아니라 세계 어디서나 만나게 되는 일본인이나 중국인도 이곳에선 거의 만날 일이 없습니다. 밤베르크에 가면 동양인들이 워낙 귀하기 때문에 오히려 구경꺼리가 되곤 합니다.
하지만 밤베르크는 숨겨진 보석같은 도시입니다. 독일인들이 말하길 '독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라고 부르는 곳이 밤베르크 입니다. 그러니 독일 여행에서 밤베르크를 그냥 지나쳐 간다면 핵심중 하나를 놓치는 것이 됩니다.
무엇보다 밤베르크는 오리지널 도시라는 게 가장 큰 매력입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도심의 건물이 새로이 복구된 것들이 아니라 중세 시대의 모습 그대로라는 얘기입니다. 즉, 밤베르크는 독일 도시 중 매우 드물게도 2차 세계대전 중 공습을 당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수백 년 된 건물들을 고스란히 보존할 수 있었습니다.
이 덕에 밤베르크는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선정되어 있습니다.
15세기에 지어진 구시청사입니다. 이곳이 신기한 것은 다리 위에 건물이 세워져 있다는 것입니다.
밤베르크의 도심엔 레그니츠 강이 흐릅니다. 이 강을 사이에 두고 밤베르크는 시민 지구와 주교구로 나뉘어져 발전했습니다. 그래서 시청사를 그 중간인 강위에 건설하게 된 것입니다.
이 다리 부근이 밤베르크 여행의 하이라이트이기 때문에 늘 많은 여행자들이 들끓습니다. 물론 대부분 서양인들입니다.
이렇게 벼룩시장이 열리는 날엔 밤베르크 시민들도 나와 흥정을 벌입니다.
밤베르크는 주교 관할 도시로 성장했기 때문에 도시에는 많은 교회와 기독교 관련 동상들이 세워져 있습니다.
구시청사 다리 부근에서 본 풍경입니다. 뒤로는 성 미하엘 교회가 보입니다.
이 강변의 집들도 모두 수백 년 되었습니다.
밤베르크는 인구 7만 명 정도의 작은 도시입니다. 웬만한 곳은 모두 걸어 다니면 됩니다. 그 중 구 시청사에서 대성당 사이의 길을 걷는 것이 밤베르크 여행의 핵심입니다.
독일인들만큼 맥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분명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독일의 웬만한 도시들은 서유럽의 하우스와인처럼 모두 자신들만의 독특한 맥주를 갖고 있습니다. 밤베르크만 해도 30여종의 자체 맥주가 있다고 합니다.
그중 밤베르크 최고의 맥주는 단연 훈제 맥주일 것입니다. 일종의 흑맥주인데 한번 맛을 보면 모두 푹 빠지게 되는, 마력의 맥주입니다. 저 초록색 창틀을 가진 집이 훈제 맥주의 원조입니다. 저 집에서 맥주와 함께 식사를 하였습니다.
주교구엔 신궁전과 구궁전이 나란히 있습니다. 물론 왕이 아닌 가톨릭 주교의 궁전입니다.
궁전 옆엔 밤베르크의 상징인 대성당이 있습니다.
1012년에 처음 건립되었다가 화재로 불타고 1237년에 다시 지었습니다. 대성당은 무엇보다 하늘을 염원하듯 위로 치솟은 4개의 첨탑이 위압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독일 교회는 서유럽에 비해 대체적으로 소박합니다.
대성당에서 보는 밤베르크의 전망은 일품입니다. 독일의 도시를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빨간 지붕과 독일의 전체적인 풍경이 참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신왕궁입니다. 1703년에 지어진 주교 궁전입니다. 한낱 지방도시의 주교가 이런 궁전에 거주할 정도로 중세 유럽의 주교는 왕과 다름없는 권력을 갖고 있었습니다. 아니, 그 이상이라고 해야할 것입니다.
왕궁의 정원에선 좀 더 높은 곳에 위치한 성 미하엘 교회가 잘 보입니다. 수도원으로 사용되었던 교회입니다.
밤베르크 여행이 끝나감을 아쉬워하며 한번 더 구시청사 부근으로 왔습니다.
밤베르크엔 레그니츠 강이 흐르지만 마인 도나우라는 운하도 있습니다.
강과 운하 곁에는 오랜 목조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데 밤베르크의 전형적인 풍경입니다.
이런 모습으로 인해 밤베르크는 '독일의 베니스'라는 별칭을 갖고 있고, 이 지역을 작은 베네치아 지구라고 합니다.
이렇게 해서 사실상 독일 여행이 끝나게 됐습니다. 역시 독일 여행은 작은 도시를 돌아보는 게 최고입니다. 이런 밤베르크 같은 도시를 보면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보석들이 곳곳에 박혀 있는 나라가 독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제 귀국을 위해 프랑크푸르트 가는 길만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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