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NE 45에서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버스는 더 이상 다닐 수 없습니다. 지프로 갈아타야만 다닐 수 있는데 이 마저도 나미브 나우클루푸트 국립공원중에서 극히 일부 지역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전 글에서도 말했지만 나미브 사막의 사구들이 너무나 크고 높은데다 모래가 극히 부드러워 아무리 강력 4륜구동차라도 운행이 아예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모래가 얼마나 고운지 달리는 지프가 자꾸만 옆으로 미끄러지는게 확실히 느껴집니다. 아마 중간에 멈춘다면 더 이상은 달리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나미브 사막내에서도 크고 아름다운 붉은 사구들이 집중적으로 몰려 있는 곳이 소수스플라이 지역입니다. 아무리 작은 모래산이라도 높이가 90m나 되고, 큰 것은 300m도 넘습니다.

여기서 플라이(Vlei)라는 것은 물웅덩이를 뜻합니다. 아주 드문 경우지만 비가 심하게 올땐 사막에 물 웅덩이가 생기는 곳이 플라이입니다. 그 물 덕에 소수스플라이 지역엔 나무가 드문드문 서 있었습니다. 그 나무의 그늘이 어찌나 고맙던지...

나무 오른쪽으로 우리가 오르기로 한 커다란 사구가 보입니다.







작열하는 태양...참 화끈한 태양이었습니다. 사막에서의 태양이 보통의 태양과 어떻게 다른건지 짧은 시간에 절절하게 실감할 수 있는 기회가 소수스플라이 등정이기도 합니다. 물.. 무조건 많이 가져가야 합니다. 너무나 건조하기 때문에 물을 계속해서 마시지 않으면 금방 입안에 소금기가 돌게 됩니다.







하지만 그 뜨거움속에서도 소수스플라이의 사구를 올라가는 발걸음을 도저히 멈출 수는 없습니다. 마치 누군가가 나를 홀리고 있는 듯 내 발걸음은 자꾸만 위로 향했습니다. 







나뿐만이 아닙니다. 이곳을 찾는 여행자들은 모두 사구를 걷는 게 아니라 그냥 마력에 이끌려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지않고서야 저 뜨거운 태양속에서, 저 만만치 않은 길을 어찌 올라가겠습니까...







정말 모래 입자가 그렇게 고울 수가 없습니다. 체로 걸러내봐야 아무것도 남지 않고 모두 다 빠져나갈 것입니다. 그래서 발은 푹푹 빠지고, 자꾸만 미끄러지고...







붉은 사구들이 연이어집니다. 지금까지 아무에게도 종단이나 횡단을 허용치 않았다는 나미브 사막의 사구들입니다.

사구 왼편으로 내려오는 길이 보입니다.

















소수스플라이의 마법에 홀린 사람들의 행진입니다.












사진으론 소수스플라이의 신비함과 황홀함을 백분의 일도 보여드릴 수 없습니다.  하물며 글로 그걸 느끼게 해줄 재주는 더욱이나 없습니다. 그게 안타까울 뿐입니다.







정상에 앉아 그저 멍하니 있는 게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입니다.












나미브 나우클루푸트 국립공원에서 나미브라는 말은 '아무것도 없다' '텅비어 있다'라는 뜻입니다. 네.. 정상에 서니 정말 아무것도 없습니다. 대신 아름다움만 가득 있습니다.

왜 이런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한숨부터 푹~ 하고 나오는 걸까요?







물만 잔뜩 짊어지고 왔더라면 이 사구에 하루종일 앉아 있어도 좋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해가 더 뜨거워지기 전에 한 군데 반드시 더 들러야 할데가 있었습니다.







역시 DUNE 45 에서 처럼 내려올 때는 그냥 단순 무식하게... 마치 곤충이라도 된 것 처럼 펄쩍펄쩍 뛰기도 하고, 미끄러지기도 하면서 마구 내려오는 재미를 안 해본 사람은 결코 모릅니다.

포대 자루 하나만 있으면 신나게 미끄럼을 타고 내려올텐데...







사람도, 양산도 자연의 일부임이 분명합니다.







이게 바로 플라이, 즉 물웅덩이 입니다. 나미비아엔 10-15년 단위로 한번씩 큰 비가 내린다고 합니다. 그러면 바로 나미브 사막의 소수스플라이에도 물이 차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전국적으로 축제가 열린다고 합니다.







한비야씨가 칠레의 토레스 델 파이네 앞에서 '보고 있어도 또 보고 싶다'고 했던 말을 그대로 인용하고자 합니다. 이곳 역시 그런 곳이니까요. 소수스플라이는 지금 보고 있어도 자꾸만 또 보고 싶어지는, 그래서 눈을 깜박이는 순간조차 아쉬워지는 바로 그런 곳입니다.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