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는 아시아일까, 유럽일까?

 

 

터키는 동서양의 접경에 있습니다. 국토의 3%는 유럽이고 97%는 아시아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터키는 유럽 국가일까요, 아니면 아시아 국가일까요?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그루지야의 코카서스 3국은 예로부터 동방과 서방의 다리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렇다면 이 3국은 어느 대륙에 속해 있는걸까요?

한때 러시아에 속해 있던 수많은 -스탄이 붙은 나라들은 어떨까요?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같은 나라들 말입니다. 또 터키 아래의 지중해에 있는 키프러스라는 섬나라는요?

참 애매모호합니다.

우선 터키라는 나라는 분명 국토의 거의 대부분이 아시아 땅에 있으니 아시아 국가라고 해야할 것입니다. 종교적으로 봐도 중동과 가깝습니다. 하지만 터키인들은 아무도 자신을 아시아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경제적으로도 터키는 오래전부터 유로존에 가입하려 애쓰고 있습니다.

코카서스 3국은 어떨까요? 지리적으로 봤을 때 코카서스 산맥은 아시아와 유럽의 경계입니다. 따라서 코카서스 산맥 아래쪽에 있는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그루지야는 모두 아시아 국가입니다.

하지만 지리적으로만 그럴 뿐입니다. 경제적으로나, 인종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코카서스 3국은 유럽에 훨씬 가깝습니다. 그들 자신도 스스로를 유럽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스탄은 어떨까요? 이들 나라들은 공식적으로 중앙아시아라고 불리니 구분이 좀 더 쉽습니다. 하지만 구소련 연방이었던 이들 국가들은 아직도 아시아보단 유럽의 영향을 더 크게 받고 있습니다. 특히 카자흐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은 자신들을 유럽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키프러스는 지중해상의 섬나라지만 위치상 터키 아래에 있고, 바로 오른쪽으로는 시리아와 레바논이니 지리상 아시아국가가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이뿐, 나머지는 모두 유럽입니다. 화폐도 유로를 사용합니다.

이처럼 아시아와 유럽의 경계선에 접해 있는 국가들을 대륙별로 정확히 가르는 것은 무척 어렵습니다. 지리적으로는 웬만큼 구분이 가능하나 정치 경제 문화라는 측면에서 보면 또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한 국가가 속해 있는 대륙을 특정하는 방법은 없으며 그걸 따지는 것은 아무 의미도 없는 일입니다. 그저 그 나라의 지도자들과 국민들이 유럽에 속해 있는 것이 유리하다 판단하면 유럽이 되고, 아시아가 낫다고 생각하면 아시아 국가가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