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관문은 남아공화국의 요하네스버그입니다.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안전한 항공사인 남아공 항공이 요하네스버그를 중심으로 전세계와 연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행자의 입장은 다릅니다. 아프리카에 온 여행자 치고 케냐의 나이로비에서 여행을 시작하지 않는 사람은 거의 드물것 입니다. 그만큼 케냐는 볼거리도 많고, 아프리카에선 정치와 경제가 상대적으로 안정된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서 여행을 시작하기 위해 요하네스버그에서 다시 4시간을 더 날아 갔습니다. 







케냐의 상공에 이르니 아래는 온통 초록빛입니다. 아프리카 하면 우선 떠오르는 사막이라든지, 아님 최소한의 황량함조차 케냐의 상공에선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아래로는 꽤 규모가 있어 보이는 강이 초원을 가로지르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아프리카는 덥다'는게 일반적인 상식입니다. 하지만 나이로비 공항에 내리자마자 그 편견은 여지없이 깨졌습니다. 그야말로 한낮임에도 날씨는 선선했습니다. 잠바를 걸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럴만도 한 것이 케냐는 국토의 대부분이 해발 1,500m 이상에 위치해 있습니다. 나이로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 기온도 연중 평균이 17도 정도에 불과, 늘 쾌적한 상태입니다.







날씨는 날씨이고...
여행지로서 나이로비만 놓고보면 도시 자체는 별 볼거리가 있는 곳은 아닙니다. 아니, 무엇보다 도시 치안이 좋지 않아 갈수 있는 곳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아프리카 대부분의 지역이 시골로 가면 인심도 후하고 안전하지만 사람들이 몰리는 도시는 전혀 다릅니다. 그중에서도 나이로비와 요하네스버그는 위험하기로 악명높습니다. 늘 현금을 갖고 다니는 여행자들은 말할 것도 없이 최고의 표적입니다. 대낮에도 도심에서 떼강도를 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그렇다고 나이로비까지 왔는데 바로 호텔로 들어갈 순 없고, 우선 아프리카 여행의 오리엔테이션 삼아 국립박물관엘 들렀습니다.







하지만...
아프리카 최대급의 박물관이라는 명성도, 국립박물관이라는 이름도 참 옹색할 만큼 전시실은 보잘 것이 없었습니다. 












각 부족의 민속 콜렉션으로 케냐의 문화를 보여주고자 하는 것 같았지만 전시품에선 별 성의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어디서 읽었는지 기억나진 않지만 '박물관의 수준이 곧 그 나라 문화의 수준'이란 말이 있습니다. 케냐는 아직 박물관에까지 신경쓸만한 여력은 없는 모양입니다.





















박물관 옆으론 뱀공원이 있습니다. 이곳이 좀 더 아프리카적인 냄새가 날 것 같아 국립박물관보다 더 기대가 갔습니다.







보통 뱀공원이라 부르지만 엄밀히 말하면 파충류 동물원입니다. 보아뱀 등 케냐에서 볼 수 있는 모든 독사들이 이곳에 있지만 그 외에도 거북과 악어, 도마뱀, 카멜레온 등도 있습니다.












마치 갈레파고스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거대한 코끼리 거북도 이곳에 있었습니다.

















박물관 앞엔 몇개의 과일가게가 있었습니다. 이곳에 들러 과일을 사는 것으로 나이로비 여행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가 휴식을 취하기로 했습니다.







이날 숙소였던 사파리 파크 호텔은 무엇보다 정원이 훌륭했습니다. 그야말로 아프리카의 숲속에 들어 있는 기분이 났습니다. 







이 호텔에서 공연하는 '사파리 캣츠 쇼'입니다. 저녁 식사와 함께 즐기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메뉴가 무척 재미있습니다. 그야말로 아프리카 초원에서 뛰어다니는 동물은 거의 모두 이곳에서 먹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대략 메뉴를 읽어보면 치킨이나 양, 염소 등 흔히 먹을 수 있는 것들을 비롯하여 낙타, 타조, 악어 등도 있습니다.

낙타, 타조, 악어 고기는 그리 맛있단 생각이 들진 않았습니다. 좀 질긴 듯도 합니다. 다만 평소 접할 수 없는 음식인 만큼 다양하게 시도는 해봤습니다.







이렇게 쇼와 함께 신기한 음식을 경험해 보는 동안 아프리카의 밤이 깊어 갔습니다. 아침에 깨어나면 드디어 아프리카의 초원으로 냅다 달려가게 될 것입니다.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