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로비에서 암보셀리 국립공원까지는 250km의 가볍지 않은 길이었습니다. 반나절이 꼬박 걸렸지요. 

하지만 탄자니아와의 국경도시인 나망가까지는 포장도로여서 전혀 고생스럽진 않았습니다. 나망가에서부턴 비포장도로로 1시간 정도를 더 달려가야 하는데 암보셀리가 기다리고 있다는 흥분감에 지루할 새는 조금도 없었습니다.

게다가 가는 길에는 거대한 개미집과 신기한 새집들이 우리를 심심치 않게 해주었습니다.







처음엔 이게 뭔가 했습니다. 마치 나뭇가지에 솔방울처럼 매달려 바람부는 대로 흔들리고 있었는데 내려서 확인해 보니 새집이었습니다. 바람이 심하게 불땐 어떻게 집속으로 들어가는지 궁금합니다.







이 새집은 좀 더 단단해 보였습니다. 새들의 공동주택인 모양입니다.







간간이 이런 기념품점 겸 휴게소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아무래도 나무를 깎아 만든 목각 동물들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는데 일단 너무나 커서 사는 것은 애시당초 불가능했습니다.












가는 길엔 아주 가끔 허름한 시골마을도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이런 작은 동네마다 한글로 교회 안내판이 서 있어서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드디어 암보셀리에 도착했습니다. 입구부터 아프리카 틱한 냄새가 납니다.







국립공원 안으로 들어서니 우선 신기하게 생긴 나무 한그루가 우리를 반겨주었습니다. 허허벌판에 혼자 우뚝 서 있었기 때문에 어디서도 눈에 잘 띌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이곳에 사는 마사이 족 사이에선 마치 '서울역앞의 시계탑'처럼 중요한 약속장소로 사용되지 않을까 하는 농담도 일행들 사이에서 오갔습니다.







그런데 이 놈 만큼 영 우리를 환영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혼자 떠돌아다니고 있는 하이에나입니다. 인간의 출현이 영 못마땅하다는 듯 우리를 계속 흘낏흘낏 보더니 초원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소떼를 몰고 다니는 목동 아이도 만났습니다. 제법 많은 수의 소떼였는데 아이 혼자 몰고 다니고 있었습니다. 참 씩씩한 아이입니다.







암보셀리의 거대한 초원으로 들어가기전엔 황량한 너른 벌판이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그 끝엔 거대한 호수가 있었습니다. 아니, 있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달려도 호수가 가까워지기는커녕 호수도 자꾸만 뒤로 달아났습니다. 신기루였던 것입니다. 이렇게 선명하고 거대한 신기루는 처음이었습니다. 



 



암보셀리는 '먼지'라는 뜻입니다. 이것부터 가르쳐주겠다는듯 암보셀리의 황량한 평원엔 이곳저곳에서 회오리 바람이 일어났습니다.







드디어 돔물의 낙원 암보셀리의 대평원에 들어섰습니다. 기린 두마리가 느릿느릿한 걸음으로 어디론가 걸어가고 있는 모습이 마치 텔레비전에서 '동물의 왕국'을 보는 듯 했습니다.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이 동물떼를 보니 이제서야 아프리카에 온 것이 진정으로 실감났습니다. 







얼룩말 누는 물론 사자, 코끼리, 하마, 코뿔소, 표범의 빅5까지 암보셀리는 아프리카에서 볼 수 있는 모든 동물들이 다 모여사는 국립공원입니다. 암보셀리 전체가 드넓은 사바나 초원이라 풀을 뜯기 좋은데다 킬리만자로 산에서 빙하 녹은 물이 군데군데 호수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동물들이 그 어느곳보다 서식하기 좋은 환경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암보셀리는 코끼리들의 천국입니다. 아프리카의 그 어느곳보다 코끼리의 서식개체수가 많기 때문에 암보셀리의 주인은 코끼리라고도 합니다.







참 신기하게도 코끼리 떼 바로 옆으로 무지개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풍경입니다.







코끼리는 동남아와 인도 등지에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프리카 코끼리의 크기가 단연 최고입니다. 키가 3-4m에 어른 코끼리는 체중이 무려 5-6톤이나 됩니다.







수명도 50-70년 정도 되니 사람과 별반 다를 것도 없습니다. 이 기간동안 암컷 코끼리는 한번에 한 마리씩 5번 정도 새끼를 낳습니다.








동물원에서 본 코끼리의 눈은 늘 졸리거나 슬퍼 보였습니다. 그래서 동물원의 코끼리는 무언가 무기력해 보이는 동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아프리카의 초원에서 보는 코끼리는 달라도 너무나 달랐습니다. 정말 위풍당당, 그 자체입니다. 코끼리는 아프리카 초원의 약육강식의 세계에서도 천적이 없는 몇 안되는 동물중 하나입니다.







여행자들은 이런 사파리 차량안에서만 동물을 보아야 합니다. 차에서 내린다는 것은 정말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특히 아기 코끼리와 함께 있는 코끼리떼는 갑자기 포악스럽게 돌변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이 덩치를 유지하기 위해 하루에 먹어치우는 양도 엄청납니다. 그래서 코끼리는 아프리카 사막화의 한 원인으로 꼽히기도 합니다.







아프리카의 코끼리는 자기 무덤을 찾아가 죽는다는 얘기도 있는데 이는 근거없는 속설입니다. 그보단 대개는 굶어죽습니다. 코끼리는 6번 이가 난 다음엔 더 이상 새 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나중엔 풀을 뜯질 못해서 그냥 굶어죽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초원 모두가 동물들의 천국입니다. 아프리카의 국립공원내는 모두 비포장으로 되어 있습니다.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서입니다.







암보셀리 국립공원내에서는 차에서 내리는게 엄격히 금지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단 한 곳, 예외가 있습니다. 바로 옵저베이션 힐이라 불리는 저 언덕입니다. 



 



이곳은 암보셀리 국립공원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입니다.







강렬했던 한낮의 태양이 서서히 초원 너머로 지고 있습니다.












킬리만자로 산은 탄자니아에 있지만 킬리만자로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은 암보셀리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한낮엔 안개와 구름에 가려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다 해가 지기전이나 아침 무렵 그 모습을 살포시 드러내곤 합니다.

이날도 저녁 무렵이 되자 그 거대한 위용을 살짝 보여주었습니다.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