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에서 탄자니아 국경을 넘는 것은 지극히 간단했습니다. 우리는 암보셀리 국립공원을 나와 인근의 나망가라는 아주 작은 국경도시로 갔는데 수속 밟는데 채 20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탄자니아로 들어서니 포장도로가 시원하게 깔려 있었습니다. 나망가에서 탄자니아 여행의 가장 중요한 거점도시인 아루샤까지는 3시간 정도 걸렸는데 케냐보다 탄자니아의 자연이 좀 더 푸르르고, 간혹 만나는 마을도 좀 더 풍요로워 보였습니다. 







아루샤에 조금 못미쳐서는 거대한 메루산이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킬리만자로에 이어 탄자니아의 두 번째 높은 산인데 4,565m나 됩니다. 사화산인 메루산은 킬리만자로보다도 훨씬 더 가파르고 험준한 것으로 악명 높습니다.







아루샤에선 다시 짚차로 갈아탔습니다. 또 다시 오프로드 여행이 시작된 것입니다. 가는 길에는 거대한 만야라 호수가 나타났습니다. 호수 일대는 아프리카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아루샤에서 다시 짚차로 3시간 정도 달리니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인 응고롱고로입니다. 관리사무소가 지극히 한가했습니다. 







사무소 안으로 들어가보니 응고롱고로의 전체 지형도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저 동그란 분화구가 바로 응고롱고로입니다.







바로 여기가 응고롱고로입니다. 지구 최대의 분화구입니다. 해발이 2,300m이고, 지름이 18km, 높이가 600m나 됩니다. 전체 면적이 제주도의 8배나 되는 어마어마하게 큰 분화구입니다.







이 거대한 분화구 속에 약 3만 마리의 다양한 동물들이 삽니다. 이들은 이곳에서 태어나 이곳에서 살고 이곳에서 죽어갑니다. 주변이 워낙 높고 험준하기 때문에 빠져 나갈래야 나갈 길이 없습니다.

이곳에서 살지 않는 동물은 딱 3종류 뿐입니다. 기린과 임팔라, 그리고 사람입니다.

암튼 이렇게 갇혀 있기 때문에 응고롱고로에선 동물보는 것이 너무나 쉽습니다. 응고롱고로는 세렝게티나 마사이마라, 암보셀리 국립공원에 비해 지명도는 낮습니다. 하지만 동물 사파리 하기엔 아프리카 최고의 장소입니다.

아프리카의 수많은 국립공원 중 단 한군데만 가야 한다면 바로 여기, 응고롱고로입니다. 단언컨대 응로롱고로는 아프리카의 3대 여행지중 하나입니다.








저녁 시간이 다 되었기 때문에 새벽 일찍 일어나 사파리를 나가기로 하고 우선 숙소인 응고롱고로 소파 롯지에 들러 짐을 풀었습니다.







이날 아프리카의 일몰은 정말 강렬했습니다.







탄자니아 최고의 맥주인 '사파리' 맥주를 홀짝이며 맞이한 응로롱고로의 일몰은 "이렇게 사치를 부려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황홀했습니다.

그리고 깜깜한 밤이 되자 하늘엔 별들이 그야말로 '으다다다다' 였습니다. 아무리봐도 최고의 위대함은 자연에 있습니다.







아프리카 인들은 틀림없이 모두가 음악의 천재들입니다.
저녁 식사를 한참 하고 있는데 갑자기 식당에서 서빙보던 아줌마들이 모여들었습니다. 그리고 곧 이어서는 방을 안내하던 호텔 직원들이, 그리고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던 요리사까지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처음엔 이 롯지를 찾아주어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는 자리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이들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그 솜씨가 정말, 정말 대단했습니다. 이들은 그 어떤 합창단보다도 멋지게 화음을 넣었고, 춤도 흥겨웠습니다. 아마추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정말 위대한 합창단이었습니다. 우리뿐 아니라 이곳에 모인 전세계의 여행자들이 모두 감동을 받지 않을 수 없는 음악이었습니다.

케냐의 암보셀리 롯지에서도, 남아공의 한 식당에서도 종업원들로 구성된 합창단의 노래를 들을 수 있었는데 모두 정말 대단했습니다. 아프리카 여행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중의 하나가 이들의 합창이었습니다.







다시 날이 밝았습니다. 이제 사파리를 떠나야 할 시간입니다.
응고롱고로는 마사이어로 '소의 목에 달린 방울소리'라는 시적인 뜻을 갖고 있습니다. 밤새 응고롱고로에선 방울소리가 울리는 듯 했습니다. 







이른 아침을 먹고, 짚차들이 부지런히 사파리를 떠날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드디어 분화구 아래로 내려가는데 이곳엔 어떤 세계가 펼쳐질까 가슴이 두근두근거렸습니다. 


 




아래까지는 두개의 차단막을 지나야 했는데 그 경사도를 보아 동물들이 이곳을 벗어나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멀리 얼룩말들이 이리저리 몰려 다니고 있었습니다.







누 같은데 덩치로 봐선 버팔로 같기도 하고.. 암튼 동물들은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먼저 출발한 짚차 한대가 시동도 끈채 길가에 서 있었습니다. 이렇게 아프리카의 국립공원에서 차가 서 있다는 것은 뭔가 진귀한 동물이 있다는 뜻입니다.
 






이건 시작하자마자 대박입니다. 사파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길 거리에 나란히 앉아 있는 사자 가족을 만난 것입니다.







사자는 우리 주변을 여유있게 어슬렁 거렸습니다.







아프리카에서 사자를 만나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만나더라도 대개는 초원에서 늘어져 자고 있는 한 두마리 정도의 사자입니다.







이렇게 사자를 떼로 만나는 것은 정말 드문 경우입니다. 암보셀리에선 사자가 사냥해온 동물을 뜯어먹는 것을 보았는데 연속으로 이렇게 사자를 만나다니 정말 로또에라도 당첨된 기분입니다.







사자의 신경을 건드리지 않기 위해 차안에서 조심스럽게 셔터를 눌렀습니다.







그리고는 도로를 따라 좀 더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안에는 정말 다양한 동물들이 지천이었습니다. 가히 응고롱고로는 동물의 왕국이요, 동물의 천국이었습니다.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