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자니아의 타랑기레 국립공원을 찾는 여행자들은 참 드뭅니다. 우리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아프리카의 국립공원을 찾는 이유는 대개 동물 사파리 때문입니다. 그런면이라면 굳이 타랑기레를 찾을 이유는 없습니다. 그것도 최고의 동물 사파리 여행지인 세렝게티와 응고롱고로, 암보셀리를 거쳐온 여행자라면 더욱이나 그렇습니다.

하지만 타랑기레는 그 어떤 아프리카의 국립공원도 갖고 있지 않은 특별한 한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이 바오밥 나무입니다. 타랑기레는 이 바오밥 나무의 군락지입니다. 그게 바로 우리가 타랑기레를 찾은 이유입니다.







'어린 왕자의 별에는 무서운 씨가 있었다. 바로 바오밥 나무의 씨였다. 그 별엔 바오밥 나무의 씨가 많다. 바오밥 나무는 손을 늦게 쓰면 정말 어떻게 처치할 수 없게 된다. 나무가 별을 다 차지하고, 그 뿌리로 땅 깊숙이 구멍을 뚫는다. 아주 작은 별에 바오밥 나무가 너무 많으면 별은 터져 버린다.'
 


 



생텍쥐페리의 그 유명한 '어린왕자' 의 한귀절입니다. 바오밥 나무를 직접 보니 어린왕자가 걱정할 만도 했습니다. 혹시 바오밥 나무가 너무 많아지면 우리 지구도 터지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로 정말 우람했습니다.







타랑기레 국립공원 초입에는 이렇게 나무 계단을 놓아 바오밥 나무의 거대함을 직접 실감하도록 해놓았습니다.







그렇다고 타랑기레에 바오밥 나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있을 만한 동물은 모두 있습니다. 다만 세렝게티나 응고롱고로에 비해 개체수가 적다는 것 뿐입니다.







아프리카 여정 중 타랑기레가 동물을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는데 코끼리 가족이 우리의 아쉬움을 달래주는 듯 합니다.







아프리카 아카시아 나무의 그늘 아래서 쉬고 있는 기린 한마리가 마치 사진을 찍으라고 포즈를 취해 주는 듯 합니다. 







타조들도 꽤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호로호로새입니다. 일종의 메추라기인데 아프리카 들닭이라고도 불립니다.












세렝게티나 응고롱고로와 달리 타랑기레의 동물들은 매우 평화롭게 공존하는 듯 보였습니다. 육식동물들인 맹수가 아주 적거나 아예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도 역시 타랑기레는 바오밥 나무의 천국입니다.







설화에 의하면 '거대한 바오밥 나무가 밤새 자지 않고 돌아다니는 바람에 이에 불만을 품은 다른 나무들이 신에게 항의, 신이 돌아다니지 못하도록 꺼꾸로 처박았다'다고 합니다.







이렇게 가운데가 뻥뚫린 신기한 바오밥 나무도 있었습니다.







바오밥 나무만 있는 게 아니라 이렇게 소시지 나무도 있습니다.






열매는 독성이 있기 때문에 절대로 먹으면 안됩니다.












부시맨들 사이에선 '악마의 정령인 하이에나가 심술을 부려 바오밥 나무의 첫 번째 씨를 거꾸로 심는 바람에 이상한 형태가 되었다'고 하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기도 합니다.







다 자란 바오밥 나무는 보통 높이가 20m, 둘레가 10m 이상이 됩니다. 열매는 마치 쥐가 매달린 것 같다고 하여 쥐나무라고 불리기도 하고 우기에는 어울리지 않게 하얀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신기한 나무입니다.







암튼 바오밥 나무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신성한 나무로 꼽히고 있으며, 독특한 모양으로 인해 아프리카의 상징물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타랑기레는 가장 멋진 바오밥 나무들을 볼 수 있는 거대한 군락지였고,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는 여행지가 되었습니다.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