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렝게티의 초원에 다시 날이 밝았습니다. 지난 밤중에 저 초원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분명 잡아 먹고, 잡아 먹히는 약육강식의 세계가 펼쳐졌겠지만 그건 이 초원에서 늘 벌어지는 일상일 것입니다. 동물 개개한테는 비극과 희극이 교차했겠지만 생태계 전체로 보아선 그것이 엄중한 자연의 법칙일 것입니다. 







우리는 아침 일찍 다시 동물 사파리에 나섰습니다. 동물들이 가장 활발히 움직이는 시간에 맞추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코끼리 가족이 우리를 가장 먼저 반겨주었습니다.







아기 코끼리가 함께 한 코끼리 가족은 굉장히 예민합니다. 너무 바짝 붙으면 새끼 보호 본능에 의해 갑자기 공격해 올 수 있기 때문에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야 합니다.







코끼리는 육중하고 점잖아 보이지만 일단 화가 나면 굉장한 스피드로 달리기 때문에 사실 치명적인 동물입니다.

이 커다란 덩치들이 유유히 걷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야생이 무엇인지 참 실감나게 됩니다.







초원에 나무 한그루가 멋지게 서 있어서 자세히 쳐다보니 열매는 더 신기하게 생겼습니다.







바로 소시지 나무입니다. 열매가 소시지 매달린 것 같지요. 저걸 먹어보면 정말 소시지 맛이 날까요? 소시지 맛은커녕 저 열매는 먹으면 절대로 안됩니다. 독성이 있기 때문에 금방 배탈이 나게 됩니다.







밤새 무사했던 얼룩말들이 떼를 지어 아침 식사를 즐기고 있습니다.







누는 아프리카의 동물들중 가장 연약한 축에 속합니다. 사자건 하이에나건 맹수들은 늘 이 만만한 누들을 먹이감으로 노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연약한 누들이 사실은 세렝게티의 주인공들이나 다름없습니다. 세렝게티엔 약 3백만 마리의 동물들이 있다고 이미 얘기했습니다. 그 중 3분의1인, 무려 1백만 마리가 바로 누입니다. 대개는 잡아 먹히는 신세지만 대신 다량의 숫자로 종족보존을 해나가고 있으니 이 또한 묘한 자연의 섭리일 것입니다.







전설에 의하면 하도 많은 동물을 창조하다보니 하나님께서 아이디어가 떨어지셨습니다. 그래서 소에선 뿔을, 양에서 털을, 말에선 꼬리를 따와 이를 합쳐 누를 만드셨다고 합니다.

다른 동물에 비해 조금 성의없이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는데, 그래서인지 누를 보면 사실 조금 허술하고 웃기게 생겼습니다.

이 누떼들은 5-6월엔 세렝게티에서 바로 인근의 마사이마라로, 10-11월엔 마사이마라에서 세렝게티로 약 500km의 대장정을 펼치는 대장관을 연출합니다. 그 과정에서 강을 건너다 악어에게 잡아 먹히는 장면은 아프리카를 다루는 다큐멘터리에 단골로 등장하는 소재입니다.












기린은 풀을 뜯어 먹는 것 조차 참 우아합니다. 사슴은 목이 길어서 슬픈 짐승이 된지 몰라도 기린은 긴 목 덕에 더 우아하게 보이는 것 같습니다.







늘 부산하고 시끄러운 동물은 원숭이입니다. 초원의 야생원숭이들도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뭔가 바쁘게 움직였습니다.







아직 아침 식사를 하지 못한걸까요? 사자 한마리가 초원의 동물들을 유심히 노려보고 있습니다.






잡아 먹힌 동물들에겐 미안하지만 아프리카의 초원에서 이런 장면을 보는 것은 로또 당첨이나 다름없습니다. 지금껏 본 사자들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대가족이었습니다.







응고롱고로에서처럼 세렝게티에서도 간간히 사람들이 차에서 내려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사파리 도중 이런 곳에 들러 도시락도 먹고, 화장실도 가고 합니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나무가 바로 이 아프리카 아카시아일 것입니다. 약간 키가 작고, 옆으로 가지가 넓게 퍼져있는 아카시아도 있는데 우산같다 하여 엄브렐라 트리라고도 합니다.







급히 무전을 받은 기사겸 사파리 가이드가 짚차를 격하게 몰았습니다. 그 보기 힘든 표범이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이미 많은 차량들이 몰려들어 한곳을 뚫어져라 살피고 있었습니다.







사자, 코끼리, 버팔로, 코뿔소, 표범은 아프리카에선 빅5라고 부릅니다. 한번의 여행에서 이 빅5를 모두 볼 수 있는 확률은 5%도 안된다고 하니 굉장한 행운이 따라야 합니다. 우리는 이미 응고롱고로에서 비록 멀었지만 코뿔소, 표범을 보았기에 빅5를 모두 보는 행운을 안았습니다.







그런데 나무위에는 표범이 아닌 엉뚱한 동물이 걸쳐져 있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톰슨가젤입니다. 표범이 하이에나를 피해 필경 저 위로 끌어 올려 놓았을 것입니다. 저 무거운 것을 저 높이까지 끌어올리다니 표범의 힘이 대단한 모양입니다.








몰려든 사람들의 시선이 무척 귀찮고 부담스러웠을 것입니다. 표범은 끝내 전체 모습을 드러내진 않았지만 그늘에 숨어 있는 실루엣은 분명 표범이 맞습니다.







세렝게티의 한 자그마한 호수는 하마의 차지입니다. 코끼리나 사자 조차도 이곳에서 물을 먹을 때는 하마를 피해 다른 장소에서 물을 마시게 될 것입니다. 물속과 물가에서 하마를 당할 동물은 하나도 없습니다.







하마를 마지막으로 우리의 세렝게티 여행도 모두 마치게 되었습니다. 세렝게티를 빠져 나오기 위해 우리는 공항으로 이동했습니다.

공항이라면 활주로가 연상되겠지만 세렝게티에선 어림도 없는 얘기입니다. 초원이 어찌나 평평하고 넓은지 활주로를 따로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세렝게티에선 공항 조차 자연 그대로의 모습입니다. 



  



비행기라야 열댓명 정도가 타면 꽉 차는 초미니입니다. 마치 버스를 탄 것처럼 비행기 조종사의 바로 뒤에 앉아 운전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니 세렝게티는 정말 대평원이었습니다. 마치 초록색 융단을 깔아 놓은 듯 합니다. 저 정도되면 동물들도 뛰어놀 맛(?)이 제대로 날 것 같습니다.
 






한참 날다보니 이런 그리 크지 않은 산도 나타나긴 했습니다.







거대한 분지이던데 응고롱고로 같았습니다. 비행기내에선 아무 설명도 없기 때문에 정확한 지명을 알도리는 없습니다.







비행장이 있는 아루샤 근처에 다다르자 이런 기하학적 문양의 밭도 나타났습니다. 모양이 참 아름답습니다.

이후 계속된 아프리카 여행에서도 확인한 바 이지만 아프리카의 색상은 참 다양하다는 생각입니다.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