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서 가장 유명한 국립공원이라면 그건 단연 세렝게티입니다. 어마어마한 넓이에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동물들이 살고 있는데다, 어릴 적 누구나 한번쯤은 보았을 '동물의 왕국'도 대부분은 세렝게티에서 촬영되었습니다. 

응고롱고로에서 세렝게티 가는 길 역시 모두 비포장도로입니다. 모두 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세렝게티 가는 길에는 마사이 족이나 동물들을 자주 마주치기 때문에 떨어진 거리에 비해 제법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가는 길엔 중간 중간 마사이족의 마을도 보였습니다. 마을 구조는 암보셀리에서 방문했던 마사이 족 부락과 비슷해 보입니다. 집은 바같으로 둥글게 배치하고, 맹수들이 침입하지 못하도록 가시나무로 울타리를 쳐 놓았습니다.







아프리카 여행중 자주 볼 수 있었던 바람에 날리는 새집도 있었습니다.












모퉁이를 도는 데 기린 한마리가 천천히 길을 따라 걷고 있었습니다. 만약 이 도로가 포장이었다면 정말 수없이 많은 로드킬이 발생할 것입니다. 비포장도로는 아주 현명한 선택입니다.







응고롱고로에서 3시간 정도 걸려 드디어 세렝게티의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입구 자체도 지극히 간단하지만 입구란 게 사실 필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세렝게티에 가면 우선 가슴부터 뻥 뚫리는 기분입니다. 사방 모두 지평선만 보일 뿐이라 거칠 것이 없습니다.







근데 사자가 갑자기 걱정되었습니다. 너무 시원하게 뚫려 있어서 사냥하기가 좀 처럼 쉽지 않아 보여서입니다. 은폐물이 없기 때문에 사자가 아주 멀리서 다가와도 금방 알아챌 것입니다. 







세렝게티는 마사이어로 '끝없는 평원'이라는 뜻입니다. 그 말 그대로입니다.







그 평원위로 길이 한줄기 나 있습니다. 길도 외로워 보입니다. 잘 보이지 않아도 길가에 먼지가 피고 있다면 그건 짚차가 지나고 있다는 뜻입니다.







평원 넓이가 무려 14,763㎢로 아프리카 최대 규모입니다. 이 대 평원에 응고롱고로의 100배에 달하는 300만 마리의 각종 동물들이 살고 있습니다.

지평선으로 검은 구름이 몰려들더니 갑자기 비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습니다. 세렝게티의 하늘은 변화무쌍했습니다.








동물도 많지만 워낙 평원이 넓기 때문에 사실 암보셀리나 응고롱고로에 비해 동물을 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세렝게티에서 동물을 만나는 것은 순전히 눈 밝고, 지형에 밝은 경험많은 사파리 가이드에 달려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 가이드는 단연 발군이었습니다. 모퉁이로 차를 몰다 갑자기 세우더니 위를 보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바로 머리 위에서 사자 한마리가 우리를 노려 보고 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워낙 가까웠던지라 사자가 우리 짚차로 뛰어 오르지 않을까 사실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지평선, 지평길? 지평선을 향해 한줄기 외로운 길이 끝없이 뻗어 있습니다. 이런 길을 달린다는 것은 늘 가슴 벅찹니다. 당장 운전대를 뺏앗아 이 길을 통쾌하게 운전해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당연 참아야지요..







자칼 두마리가 길을 따라 부지런히 어디론가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케냐와 탄자니아에 특히 많이 살고 있는 검은등 자칼입니다. 자칼은 주로 이렇게 부부가 쌍을 이뤄 토끼, 영양등을 사냥합니다.

엉뚱한지 모르지만 스파이 영화에 나오는 많은 킬러들의 암호명이 자칼이라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습니다. 그만큼 이 놈들의 사냥 솜씨가 날카롭고, 틀림없다는 얘기겠지요. 



 



사자 한마리가 한곳을 뚫어지게 응시하고 있습니다. 무언가를 노리고 있는듯 합니다.







사자의 눈길이 가는 쪽을 찾아보니 바로 이 놈들이 있었습니다. 사자가 만만한 먹이감으로 여기는 톰슨가젤입니다. 하지만 제법 먼거리인지라 사자가 사냥에 성공했는지 여부는 잘 모르겠습니다.







멀리 평원위로 생각지도 않은 바위산이 있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보니 원숭이 몇마리만 놀고 있을 뿐 심바는 없었지만 디즈니 영화 라이온 킹에 등장하는 바위산 배경이 바로 이곳입니다.







오늘은 이 정도 하고 숙소인 세렝게티 소파 롯지로 휴식을 취하기 위해 돌아왔습니다. 전망도 좋고, 수영장까지 딸린 분위기 만점의 고급 리조트입니다.







롯지에서 편안하게 앉아 이 대평원을 감상할 수 있으니 이 보다 더 호사로운 여행도 없는 것 같습니다. 아프리카에 갈 때는 성능 좋은 망원경을 가져가면 동물과 새들을 감상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저녁식사 시간엔 응고롱고로에서 그랬듯 모든 호텔 직원들이 나와서 아프리카 특유의 흥겨운 노래로 귀까지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역시 아프리카인들은 음악의 천재들입니다. 혹시 직원 뽑을 때 노래 실력 우선 아닌가 생각 들 정도로 프로 뺨치게 훌륭한 솜씨들입니다.  

그리고 밖의 하늘엔 별들이 끝간데 없이 총총해 밤늦은 시간까지도 나를 행복하게 해주었습니다.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