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이드 리버 캐년 부근에는 몇개의 리조트 겸 호텔이 있습니다. 모두 소박한 전원풍의 호텔입니다. 리조트의 객실 사이로는 원숭이가 마음놓고 헤집고 다니기도 합니다. 자칫 방문을 잘못 열어놓으면 원숭이 녀석이 들어와 먹을 것을 훔쳐 가기도 합니다.

식당을 가려해도 제법 멀리 산책을 해야 합니다. 현대적인 호텔에 비해 이런 곳이 보다 자연스럽고 마음이 편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블라이드 리버 캐년 뷰포인트까지 산책을 했는데 공기가 너무나 싱그럽습니다.







아침 산책 중 만난 쇠똥구리 녀석입니다. 쇠똥구리는 똥을 굴리다가 갑자기 위에 올라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나아갈 방향을 정하곤 했습니다. 개인적으론 이런 모습을 처음봐 무척 신기했습니다. 시간만 되면 이 녀석이 이 똥을 가지고 어디까지 가는지 끝까지 따라가보고 싶었습니다.







블라이드 리버 캐년은 산도 멋지지만 계곡의 아름다움이 또 한 유명합니다. 그 중 하이라이트가 바로 이곳, 부르크스 럭 포트홀스입니다.







초입은 너무나 평범합니다. 이런 곳에 무슨 절경이 숨어 있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계곡으로 다가가니 갑자기 풍경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앞의 글에서 블라이드 리버 캐년은 거대한 침식 작용의 결과이며, 기쁨의 강(BLYDE RIVER)과 슬픔의 강(TREUR RIVER)이 교차해 흐르고 있다고 했습니다. 







수백, 수천년의 세월동안 기쁨의 강과 슬픔의 강은 서로 협력하여 이 협곡에 바로 이런 절묘한 예술작품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계곡은 제법 장중합니다. 두 강이 만들어내는 침식 작용은 여전히 진행중입니다.







협곡이 깊은 만큼 폭포들도 부지기수입니다.







부르크스 럭 포트홀스는 규모도 제법이었지만 무엇보다 기이한 형태가 다른 곳에선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독특하고 독보적이었습니다.




 



블라이드 리버 캐년 주변으로는 몇군데의 전망대도 있습니다. 그리고 전망대에는 기념품 가게들이 여행자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기념품 중에선 탈들이 가장 눈에 띄었는데 조금 섬뜩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피너클스 전망대인데 일명 촛대바위가 하나 서 있었습니다. 이곳에선 드문 풍경인지 몰라도 우리에겐 흔한 모습이라 큰 흥미를 끌지는 못했습니다.







'신의 창'이라는 멋진 이름을 가진 전망대입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깎아지른 듯한 절벽 아래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더 상쾌했습니다. 아주 멀리까지 한 눈에 보였기 때문에 과연 신이 밖을 내다보는 창이라는 이름이 잘 어울린다 싶었습니다.  







아래로는 길이 너무나 또렷하게 갈래갈래 나 있어 그 용도가 궁금했습니다. 사람도 별로 살지 않는 이곳에 왜 저런 길이 나 있을까요...







블라이드 리버 캐년의 둥근 산 등성이가 아늑해 보였습니다. 얼핏 대관령 목장 비슷한 분위기였습니다.  







우리는 점심을 먹기 위해 블라이드 리버 캐년에 있는 작은 마을인 필그림스 레스트에 들렀습니다.







필그림스 레스트는 1873년에 금이 발견되면서 개발된 도시입니다. 한때는 금을 쫓아 몰려온 사람들로 흥청거리는 도시였지만 지금은 광산이 시들해지면서 그냥 한적한 오지마을입니다.







그런데 별 볼 것이 없을 것 같던 이 마을이 막상 한바퀴 둘러보니 제법 매력덩이였습니다. 마을 곳곳에 여관과 식당 등 옛건물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는데 마치 개척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미서부의 작은 도시를 보는듯 했습니다. 












음악의 천재들은 이 마을에도 있었습니다. 한창 식사를 하고 있는데 식당 종업원들이 모여 들더니 흥겨운 춤과 함께 합창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화음이 그 어떤 프로 합창단보다도 대단했습니다.







아무리봐도 아프리카인들은 리듬에 대한 천부적인 감각을 갖고 태어나는 모양입니다. 그렇지않고서야 어찌 시골구석의 식당에서 일하는 평범한 아줌마들이 저렇게 노래를 잘할 수 있겠습니까...







멋진 화음이 곁들여지니 음식도 더 맛있는 것 같았습니다.

블라이드 리버 캐년은 오가는 길이 제법 만만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시간 여유가 있는 여행자라면 꼭 찾아볼만한 가치가 충분한 여행지였습니다. 특히 나처럼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굉장한 매력을 느낄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제 우리는 요하네스버그까지는 4시간 걸려 돌아간 다음, 비행기를 타고 다음 여행지인 케이프타운으로 향했습니다.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