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세이투어 생각2011. 12. 22. 06:00



사무실로 걸려오는 수많은 상담전화 중 ‘혼자 신청하려고 하는데, 가능해요?’ 라는 질문을 가끔 받습니다. 대답은 물론 ‘가능합니다’입니다. 

이때 대부분은 가능 여부가 정말 궁금해서 묻는 질문이 아닙니다. ‘혼자 떠나는 여행이 왠지 어색한데, 나도 용기를 낼 수 있을까?’ 라고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입니다.

다른 여행사에 비해 테마세이투어는 유독 혼자 여행을 신청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혼자 어렵게 여행사 문을 두드렸다가 여행지에서 마음 맞는 친구를 만나 다음 여행을 같이 신청하는 분들 또한 많습니다.

예전엔 나도 혼자 떠나질 못했습니다. 낯선 곳에서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잘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다들 짝을 지어 오는 패키지여행에 끼는 것은 더더욱 내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정말 가고 싶은 곳이 생겨도 같이 갈 친구가 없으면 미루고 또 미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랑 같이 가는 게 오히려 불편합니다. 두려운 동시에 몹시 설레는, 혼자 떠나는 여행의 매력을 알아버렸기 때문입니다.

혼자 떠나는 여행에서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많습니다. 나에게도 여행길에 만나 십년이 넘도록 친자매처럼 지내는 친구가 있습니다. 혼자 떠난 여행이 내게 준 선물인 셈입니다.

성격도 조금씩 바뀌는 것 같습니다. 내성적인 성격에 낯도 심하게 가리던 나이지만 혼자만의 여행에선 길도 물어봐야하고, 버스시간도 물어봐야 했습니다. 그러다가 여행지에서의 벅찬 감흥을 함께하기 위해 처음 보는 사람과도 스스럼없이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혼자 떠나는 여행의 가장 좋은 점은 나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말할 상대가 없으니 나 자신과 끊임없는 대화를 나눌 수밖에 없습니다. 

누군가가 나에게 혼자 떠나는 여행에 대해서 묻는다면 아래 글을 읽어줄 것입니다.  

사람들은 묻는다.
혼자 떠난 여행은 너에게 무엇을 남겨주었냐고..
나는 그냥 웃는다.
그건 나와 내 마음, 둘만의 비밀이니까.

황경신, <그림 같은 세상> 중에서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