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세이투어 생각2012. 1. 3. 06:00



여행을 하는 동안 누구나 한번쯤은 언어의 장벽을 느끼게 됩니다. 

재래시장에서 기념품이나 필요한 물건을 흥정할 때, 혹은 목적지를 찾기 위해 길을 물어봐야 할 때 짧은 영어 단어들을 나열해 의사 소통을 한 경험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와중에 의미가 잘못 전달되어 곤혹스러운 상황을 맞았던 경험도 꽤 있을 것입니다. 

학생시절, 친구들과 미국을 여행한 적이 있습니다. 여행일정을 구체적으로 짜지 않고 지도를 따라 체크해 가면서 여행을 하던 중 가장 큰 기대감을 안고 방문한 곳이 뉴욕이었습니다.

이곳에서 우리는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자유여신상을 보기 위해 한참동안 길을 헤맸습니다. 사실 배낭여행자 사이에선 이 어마어마한 크기의 자유여신상을 찾는 게 무척이나 어렵다는 것은 이미 정평이 나있습니다.

아무리 찾아도 계속 제자리를 맴돌게 된 우리들은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자유여신상을 설명했지만 그게 생각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자유여신상(Statue of Liberty)이라는 정확한 단어가 생각나지 않았던 것입니다. 

우리는 닥치는 대로 떠오르는 단어들을 나열했습니다. ‘Free of lady' 'Free of goddess' 등등… 그때 친구 한 명이 한쪽 손에 지도를 접어들고 다른 한쪽 손엔 볼펜을 쥔 채 손을 번쩍 들었습니다.

이게 직빵이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이 대번에 알아채고, 웃으며 길의 위치를 알려주었습니다. 역시 가장 정확한 언어는 바디랭귀지였던 것입니다.
 

때로는 영어가 바디랭귀지만 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단어와는 전혀 다른 뜻으로 해석되는 경우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물건 흥정 중 싸다라는 뜻으로 ‘Cheap’ 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합니다. 그런데 이 단어가 잘못 전달되면 ‘싸구려처럼 보인다, 돈 없어 보인다, 짠돌이 같다’라는 의미가 됩니다. 

상점 주인에게 싸게 해달라고 ‘Cheap’ 이란 단어를 마구 사용하게 되면 '넌 싸구려야' '넌 짠돌이야'라는 욕이 될수도 있습니다. 

역시 지상 최고의 언어는 바디랭귀지입니다. 영어를 못한다고 여행에 겁먹을 이유는 하나도 없습니다. 여행에 필요한 것은 언어가 아니라 자신감과 용기입니다.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