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세이투어 생각2012. 4. 9. 06:00


한 손님이 테마세이투어는 굳이 한국에서도 볼 수 있는 일출과 일몰을 왜 자주 보러 가냐고 물으신 적이 있습니다.

항상 인솔을 나가기 전 받는 교육에서 분위기가 좋으니까 손님들을 모시고 꼭 보라고 배웠고, 한 번도 이에 대해 의문을 품어본 적 없었기 때문에 그 질문을 받았던 당시에는 부끄럽지만 대답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테마세이투어의 여행에서는 여행지마다 다르지만 실제로 일출과 일몰을 보는 프로그램이 꽤 자주 있습니다. 사실 이런 일정이 있으면 인솔자 입장에서는 시간체크와 같은 준비 할 것들이 많아집니다. 새벽의 교통편 때문에 여행사 입장에선 많은 추가 비용을 써야 합니다.

또한 손님들 입장에서도 일출을 보기 위해 일찍 일어나야 하고, 일몰 볼 때는 호텔로 들어가는 시간이 늦어져 평소보다 더 피로한 것이 사실힙니다. 이렇게 인솔자와 손님 모두가 번거롭고 수고스럽지만 테마세이투어가 일출과 일몰을 보는 것에는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이제 1년 남짓한 초보 인솔자로서 그 이유를 어렴풋이나마 느낄 수 있었던 건 바로 지난 미얀마 여행에서였습니다.

테마세이투어는 불탑의 도시 바간에서 일출과 일몰을 모두 봅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우리가 바간에 있을 땐 건기임에도 불구하고 비가 내렸습니다. 일몰 시간엔 다행히 비는 그쳤지만 하늘은 온통 구름에 덮여 있어 결국 해가 지는 모습은 볼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눈앞에 펼쳐진 수많은 불탑들이 하나둘씩 어둠에 잠겨가는 모습은 단순히 해가 지는,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다음날 새벽엔 일출을 보러 나갔습니다. 역시 전날처럼 구름이 심하게 끼어있어 해가 뜨는 장면은 볼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일몰 때와 마찬가지로 어둠에서 하나씩 깨어나는 불탑들은 우리 모두에게 깊은 여운을 남기며 한동안 자리를 뜰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바간에서의 일출과 일몰은 단순히 해가 뜨고 해가 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건 태고적부터 이어져 온 시간, 혹은 역사, 어쩌면 생명이 다시 새로 태어나고, 다시 지는 거대한 순환을 본 순간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얼핏 테마세이투어의 잦은 일출과 일몰 프로그램은 이런 느낌을 가져보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추혁준]



Posted by 테마세이